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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재계] 삼성전자 "AI반도체·신사업·M&A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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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재계] 삼성전자 "AI반도체·신사업·M&A에 총력"

3大전략, 2분기부터 성과 예고…정부 인센티브·稅혜택이 관건

대한민국 재계가 다시 뛰고 있다. 오너에 이어 경영진까지 세대교체를 행해 더 젊어진 재계는 반도체와 자동차, 전자‧ICT, 조선,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면서 이차전지와 관련 소재, 탄소 경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첨단지식산업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외를 망라한 활발한 인재 등용과 함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는 등 창업 회장과 선대 회장이 이뤄놓은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면서 세계화에 맞춰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세계 시장 제패를 위해 진군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의 스토리를 연중 시리즈로 마련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그래픽=김예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김예솔 기자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초격차 반도체 전략을 앞세우며 글로벌 왕좌 탈환 프로젝트에 재가동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부터 국내외 인공지능(AI)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확대, 적극적인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 추진 등 3대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실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왕좌 탈환 전략 본격화를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각국 보조금' 미국 69조원, 일본 18조원, 유럽 62조원, 인도 13조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5일께(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3조5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계획에 발맞춰 미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을 확정하고, 오는 18일께(현지시각)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당초 60억달러(8조1300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였으나 추가 투자에 따라 70억달러(9조6000억원) 이상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행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현지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투자 금액에 여력이 생긴 만큼 입지를 다지기 위해 삼성전자도 큰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투자를 통해 글로벌 왕좌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글로벌 왕좌 탈환은 쉽지 만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 등의 세계 각국들이 반도체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통 큰 보조금을 약속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투자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각국의 보조금 규모는 미국이 69조원, 일본 18조원, 유럽 62조원, 인도 13조원 등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타운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타운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정부만 글로벌 '보조금 전쟁' 추세 외면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보조금 지원 규모가 가장 큰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텔은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오리건 등 미 4개주에 최첨단 팹 및 패키지 시설 건립 및 현대화에 1000억달러(138조원)를 투자한다. 대만의 TSMC도 미 상무부의 보조금 지급 계획 발표 이후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서 당초 400억달러(50조3000억원)였던 투자를 600억달러(80조원)으로 확대한다.

반면 한국 정부는 글로벌 추세를 무시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보조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무 보조금 정책을 일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제 혜택을 제외하고 특별한 지원이 없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협정에 따라 보조금 지원은 없다는 공식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가 보조금을 통해 투자 경쟁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4차산업 쌀로 불리는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정부의 지원 없이 고독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일조하기 위해 300조원을 투자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전장 부분, 가전 등 다방면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만 성장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일 경우 반도체 경기 사이클 하락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왕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전, 스마트폰, AI 등의 부문에서도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 규모를 총 440억달러(60조5000억원)로 늘리는 데는 미 행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우리 정부도 반도체 뿐만 아니라 미래성장 동력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미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