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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국민차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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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국민차 노린다

중국시장 대체할 14억 인구대국 인도 통해 제2의 도약
정의선 회장 공들이는 인도 시장 공략 속도
조달한 자금은 현지 생산능력 증설 재원으로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셋째)이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있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셋째)이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있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의 인도 법인 증시 상장 추진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함께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도 수혈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른바 '인도 국민기업' 전략이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곳인 만큼 이번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친환경차 시장을 겨냥해 전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지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법인 상장을 통해 최대 30억 달러(약 4조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조달한 자금으로 인도 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인도를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장으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4월 약 8개월 만에 인도를 방문해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인도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인도는 자동차 시장의 '빅 마켓'으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지난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4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올 만큼 시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국민소득이 늘면서 자동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500만 대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견고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인도자동차협회(SIAM)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량은 87만6000여 대로 2022년 대비 100% 성장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승용차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기차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후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셀피' 요청을 받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후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셀피' 요청을 받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이런 인도 정부의 전동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말 첸나이 공장에서 첫 현지 생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이며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5종의 전기차 모델을 시장에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차례로 공급한다.

지난 4월 정 회장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전동화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당시 현지 직원들과 전동화를 본격 추진하고 인도 100만 대 양산체제 구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업공개는 대규모 양산체계 구축과 성공적인 전동화 전략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상장을 통해 현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 확대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일본 스즈키의 인도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역대 최대인 108만 대 이상을 생산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생산량은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대차 인도 법인은 매출액 2조7675억원, 순이익 2673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2%, 순이익은 21%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도 인도 현지 생산능력 증설을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20만 대 이상 규모의 신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기아는 올해 상반기 생산능력을 43만1000대로 확대한다. 푸네 공장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곳으로 스마트 공장으로 변신 중이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푸네공장을 주축으로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기아까지 합치면 인도에서 약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LS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상장으로 인도 법인 지분율 희석 우려보다는 30조원 규모 자회사 상장을 통한 현대차 기업가치 재평가와 자산 증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