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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의 몰락, 사라진 시장 방향성…전시회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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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의 몰락, 사라진 시장 방향성…전시회 무대로

완성차 업계 관심 감소…관람객 발길도 뚝

2024 부산모빌리티쇼 행사장을 장식하고 있는 클래식 카 존.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24 부산모빌리티쇼 행사장을 장식하고 있는 클래식 카 존.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문을 닫기로 결정하며 자동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장 큰 자동차 행사였던 모터쇼가 대중과 업체들에게 외면받고 있음을 보여줘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모터쇼가 성적부진으로 120년 역사를 뒤로한 채 문을 닫는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중단됐던 공백기를 채우지 못했다.
스위스에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없어 다양한 국가의 자동차 회사들이 기술과 디자인 경쟁을 균형 있게 벌여왔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함께 모터쇼가 존재감을 잃게 됐다. 문제는 이것이 제네바 모터쇼 만의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가 기계장치가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핵심 경쟁력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으로 바뀌며 내연기관의 기술 경쟁이 사라졌다. 기계적인 완성도 보다 소프트웨어 제어가 중요해 졌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술도 줄었다.
모터쇼라는 이름이 모빌리티쇼로 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이상 자동차만 두고 시선을 끌 수 없다. 이에 범위를 '탈 것'으로 넓혀 행사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부산모빌리티쇼도 마찬가지다. 수입차는 BMW코리아를 제외한 모두가 외면했다. 국내 브랜드도 현대차그룹과 르노코리아를 제외하고 불참을 선언했다.

그 자리를 클래식카와 요트 등 다른 볼거리가 채웠다. 새로운 차를 볼 수 있던 모터쇼에서 오래된 자동차를 보고 자동차가 아닌 다른 탈 것을 봐야 되는 실정이다. 이에 부산모빌리티 쇼도 존재감을 잃고 있다.

모터쇼에서 자동차 미래방향성을 볼 수도 없다. 대신 IT행사인 국제가전박람회(CES)에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그룹 등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참가하고 있다. 전자화가 되고 있는 자동차의 혁신을 보여줄 장소로 IT박람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전자화로 이미지를 전환시키기 위해서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 또 혁신기술이 IT분야의 협업이 절실한 것도 양측을 한자리에 모으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