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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대내외 불확실성에 힘겨운 국내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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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대내외 불확실성에 힘겨운 국내 대기업

삼성전자 해외사업장 인원 감축설…미 로비자금 급증
미국 정부 설득 로비자금 직전 선거보다 80%↑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에 짖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사진=미국 조지아 주지사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에 짖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사진=미국 조지아 주지사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빅2 경쟁 격화·정치·경기 악화 등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심화되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 행정부와 정치권을 겨냥한 로비 자금을 늘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인력감축을 비롯 주요 사업장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고, LG디스플레이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해외 생산라인을 매각한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가 늦춰지며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배터리 업체 등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전략 시장인 미국의 정치적 요인에 따른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선을 앞둔 미국 시장에 집중한 기업들은 대규모 신규 투자를 위해 많은 로비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자금 연구그룹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이 미국 의회 설득에 쓴 로비 자금은 762만 달러(101억6335만원)로 집계됐다.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20년 상반기에 4대 그룹이 쓴 로비자금(423만달러)보다 80.1%나 급증했다.

이같은 로비 자금 증가 추세의 배경에는 삼성·SK·현대차·LG그룹 모두 반도체·전기차·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는 등 대미 투자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금액은 1155억 달러(약 153조원)에 달한다.

미국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에너지스타 정책, 각 주의 전기요금 정책 등 사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각종 정책과 법안을 쏟아냈다. 이에 한국 기업들도 로비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많은 로비자금을 사용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이어 SK그룹와 현대차그룹, LG그룹 역시 큰 비용의 금액을 미국 현지에 투자하며 로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자유무역협정(FTA)을 수정할 만큼 미국에 당했던 경험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어 미국 기업과 손을 잡고 협력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로비에 나서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미국 정부와 타협을 볼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인력감축과 생산시설 매각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며 "최대 시장인 미국의 대선 결과가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 규모와 속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