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시작된 경쟁을 시작으로 수소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향후 양사는 로보틱스 분야를 시작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보틱스 분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손에 꼽는 분야다. 두 회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TRI의 거대행동모델(LBM)을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을 가속하는 것이 이번 파트너십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쪽이 주관하는 모터스포츠 행사에 다른 한쪽이 참여하는 게 아닌, 두 회사의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한 무대에서 펼치는 방식의 협업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라, 둘의 회동에서 양사 간 진일보된 협력이 도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게 수소차 분야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과 양산 경험을 갖추고 있지만, 더딘 대중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요 증가→수소차 공급 확대→수소차 가격경쟁력 확보 및 충전인프라 개선→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위해서는 시장을 리드하는 '투톱'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이미 비공식적으로 '합'을 맞춘 경험이 있다. 10여년 전 하이브리드차 시장 초창기의 일이다. 지금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틈타 하이브리드차가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2010년 전후만 해도 하이브리드차는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을 주도하던 토요타에게는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현대차가 훌륭하게 해줬다. 두 회사는 우선 시장부터 키워놓고 보자는 '암묵적 협력' 그리고 '선의의 경쟁' 과정을 거쳐 하이브리드차 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둘이 나란히 지금의 하이브리드차 호황을 가장 크게 누리게 됐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암묵적'이 아닌 '공개적' 방식을 통해 시장 대중화를 위한 좀 더 긴밀하고 전략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토요타의 긴밀한 협력이 가능해진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현대차의 위상 제고'를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전기차 분야는 현대차가 앞서고 있고, 수소차는 시장 대중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로보틱스는 상호 보완이 가능한 관계다"며 "서로 얻을 수 있는 게 명확한, 대등한 관계에서의 협력이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