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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투자 나선 정의선 회장, 글로벌 2위 향한 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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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투자 나선 정의선 회장, 글로벌 2위 향한 복안

고성능 전기차 수요 활용한 판매량 확대 글로벌 톱2 사정권
정 회장, 전기차 전환·신흥 시장 개발 등 중국 의존도 낮춘 전략 주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발을 빼는 듯 보였던 중국 시장에 대한 재투자에 나섰다. 일부 공장을 매각하고 생산량을 줄여왔던 모습과는 다른 행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국 재공략이 과거만큼의 시장의존도 확대를 위한 전략보다 일부 수요를 확보해 글로벌 판매 순위를 견인하기 위한 정 회장의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현대차와 BAIC인베스트먼트는 베이징현대에 총 10억9546만6000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증자안을 공시했다. 양사는 각각 절반씩 균등하게 출자할 예정이며, 이는 올해 들어 베이징의 가장 큰 규모의 단일 투자 건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정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과거 명성을 재확보하는 것이 아닌 판매량 확보 차원이 더 커 보인다.

올해 7월 중국 승용차 시장 판매는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가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을 넘어서는 51.1%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 시장은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자국 브랜드를 기반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폭스바겐은 큰 폭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며 현재 10%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폭스바겐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완성차 브랜드 대부분이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높여왔던 중국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게 큰 이유다. 중국 시장에서 일상용으로 자국 전기차의 경쟁력이 더 높게 평가되며, 오랜 기간 국산차 대접을 받고 있던 폭스바겐이 외면받고 있다.

시장 대응에 늦은 폭스바겐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중국 의존도를 낮춰왔다. 신흥시장 공략을 통해 중국에서의 줄어든 판매량을 확보했고 꾸준히 성장하며 폭스바겐과 73만대 격차로 글로벌 판매량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

중국 시장 부진으로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폭스바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에 정 회장은 중국 시장 재공략을 통해 폭스바겐과의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판매량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주력 무기가 됐다. 현대차그룹의 고성능 전기차들은 중국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폭스바겐을 비롯해 글로벌 업체들이 놓친 시장 점유율을 현대차그룹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시장 재투자와 재공략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에서 전성기 시절인 2016년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9%였지만 현재 1%로 줄었다. 판매량도 23만9000대로 최고치를 달성한 당시와 비교해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쟁자가 줄었고, 새로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현지전략형 모델로 판매량을 확보하면 글로벌 지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올해의 차에 선정 된 현대자동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올해의 차에 선정 된 현대자동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 사진=현대차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