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국가대항전으로 확전된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첨단 기술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반도체는 트럼프 2기 출범,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가 맞물리며 또 다른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이 회장이 2025년을 맞아 진행할 '뉴삼성' 고도화에 주목하고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지난해 숨 가쁘게 달린 이 회장의 행보를 정리하면 △글로벌 네트워킹 △초격차 기술 투자 △인재 육성 △신사업 공략 △문화 발전 기여 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 큰 줄기와도 맞닿아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은 지난해 초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AI폰 선두주자 입지를 다졌다. 글로벌 통신 업계는 AI가 향후 10년 산업 발전을 촉진할 주체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의 '갤럭시 AI'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의 혁신 주문과 삼성 사업부의 잇따른 성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환경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서다. 중국 내수 침체, 러-우 등 전쟁 리스크는 글로벌 전체 수요를 끌어내리며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해외 기업 보조금 중단·축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 속 최근 불거진 계엄 사태·탄핵 정국으로 환율 상승, 자금시장 경색 등 국내 경제·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또 다른 변수다. 뒤숭숭한 대내외 분위기 속 삼성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행보와 조직 혁신에 역량을 쏟아온 이 회장이 이 같은 초유의 위기 속 반도체·디스플레이·모바일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초격차 기술 지위'를 이어갈 새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최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 모인 경영진들도 내년도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며 소비 여력이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이 초일류 기업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쟁사를 압도할 품질·차세대 제품 개발이 최선이다. 금융위기 못지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무기력에 빠진 그룹에 쇄신 목소리를 낼 역할도 요구된다. 이런 차원에서 이 회장이 '새로운 삼성' 구상안을 그룹 안팎에 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