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진행된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해 굉장히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 장군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자신의 일에 매우 몰두했고, 주변을 챙겼고, 거북선과 같은 공학적 정신이 있었고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며 "작은 것과 큰 것을 모두 챙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 리더이기 때문에 이러한 리더십이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도 위기 극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위기는 한자에서 보듯이 위험과 기회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그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우리의 명확한 전략 방향성 하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성과로 연결해야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러한 대내외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도전'과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으로 구분해 함께 이겨내는 방안도 구체화했다.
먼저 '예상할 수 있는 도전'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면밀하게 준비해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객관적인 분석과 종합적인 대응을 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며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올해 현대차에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 것과 관련해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퍼펙트 스톰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 앞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묵념 시간을 가졌다. 신년회 첫 무대는 정 회장이 직접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새해 메시지 전달에 이어 그룹 경영진이 참여하는 좌담회 형식의 'HMG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다.
좌담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