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이 이날 신년회에서 퍼펙트 스톰에 기본기를 바탕으로 대처하자고 당부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올 한 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한 글로벌 시장에서 정공법으로 위기에 대응해 간다는 전략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하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며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와 함께 고율 관세 적용 등 난제가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고 대응할 계획이다. 완성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행정부마다 잘 대처해온 만큼 이번에도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 전략 파트너 회사인 아마존, GM, 웨이모 등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도 밝혔다. GM과는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만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해 노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웨이모와 함께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나아가 현대차는 아마존 오토스와의 협력으로 온라인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이 서비스로 젊은 고객층에 한 단계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딜러들의 매출을 증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아의 경우 전동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델을 통해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은 각국의 상황에 맞춘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 시장의 경우 인센티브 최적화와 함께 금융상품을 활용해 실적을 견인하고 고급화 브랜드 제네시스의 리론칭으로 고객 폭을 넓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한 인도 시장에서는 생산능력 극대화에 주력한다. 이를 기반으로 아세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활용해 글로벌 입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신흥시장 중 하나인 중동 지역은 파트너사와 함께 신설된 반조립(CKD)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편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신년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가장 제일 중요한 부분은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미국·유럽이 모두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하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을 극복할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