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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익 6.5조…메모리 한파에 시장 기대치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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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익 6.5조…메모리 한파에 시장 기대치 밑돌아

PC·모바일용 수요 약세…고용량 제품 판매로 메모리 매출은 최대
디스플레이·모바일도 실적 둔화…연간 매출은 2년 만에 300조 회복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여전히 반도체 사업 부문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과 연구개발비 급증에 경영 상황이 어려워졌다. 새해에도 뚜렷한 호조세가 보이지 않는 만큼 극적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7일(현지 시각) CES 2025에서 삼성전자 제품 테스트와 관련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나타낸 만큼 엔비디아 납품 여부에 따라 실적 반전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에서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5%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 5.18%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0.5%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29.1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삼성전자가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으로 10조원 안팎까지 예상했다가 최근 전망치를 7조원대까지 낮춰 잡았는데, 이미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도 못 미쳤다.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PC 등 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범용 메모리의 수익성 악화가 길어진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설명자료에서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에 대해 "IT향 제품 중심의 업황 악화로 매출 및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 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에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에 메모리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도 불구하고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메모리 출하량과 판매 가격(ASP)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탄탄하지만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HBM의 실적 기여도가 낮다.

시스템LSI(설계)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부문도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 등에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 실적도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에 다소 둔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을 아우르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실적에 대해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이 3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 2조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원 안팎, TV·가전 3000억원 안팎 등이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300조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9% 늘면서 2022년(302조2314억원) 이후 2년 만에 300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작년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