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이사수 제한 전제 하에 MBK·영풍 측 후보들만 신규 7명자리에 찬성 권고
ISS, "집중투표제 반대…이사수 16명 제한 시 신규 4명의 자리에 MBK·영풍 측 후보들이 참여해야"
ISS, "집중투표제 반대…이사수 16명 제한 시 신규 4명의 자리에 MBK·영풍 측 후보들이 참여해야"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한목소리로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 모두에 대해 ‘반대(AGAINST)’를 권고했다.
이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MBK·영풍)이 강조한 바와 같이, 현 고려아연 이사회는 관리·감독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어느 방식이든 더 이상 최 회장 측 이사진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또 고려아연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공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3일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는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 모두 반대한 반면, MBK·영풍 측 후보 7명에게만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 가이드라인 상 이사수의 지나친 축소나 확대에 반대하기에 고려아연 이사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현 이사회 12명을 제외한 나머지 신규 7인 자리에 모두MBK·영풍 측 후보가 들어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지난 9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 전원 반대할 것을 권고하며, 신규 자리에는 이사회 개혁을 위해 MBK·영풍 측 후보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를 명확히 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에 대해 “신사업추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장과 산업지수를 하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신사업 투자의 진척정도, 구체적인 달성목표 및 성과에 대한 투자자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기투자자산(고려아연 본연의 사업과 무관한 투자자산)의 증가세를 고려할 때, 회사의 자본효율성과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이 개선될 필요가 있고, 이그니오 및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의문이 제기된 투자 집행에 대한 회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주주소통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애둘러 비판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집중투표제의 도입에 대해선 국내와 글로벌 자문사 간 견해가 갈렸다.
서스틴베스트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 제도자체를 원론적으로 평가해 찬성을 권고한 반면, ISS는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최 회장 측 자리보전용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를 꼬집으면서 반대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도 고려아연 측 후보들 모두에 대해 반대함으로써 최 회장 위주의 독단적인 이사회 운영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라며 “MBK 파트너스는 이사회 개편 후 기존 전문 경영진과 함께 세밀한 경영전략 아래 고려아연의 지속성장을 추구하려고 한다. 지배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주주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