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총수, 설 연휴 내부 점검 위해 집중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총수, 설 연휴 내부 점검 위해 집중

엄중한 분위기 속 국내서 경영구상 일정
(왼쪽부터)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9월 20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9월 20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는 탄핵정국으로 글로벌에서는 경기침체와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역대급 불확실성 속 6일 간의 설 연휴를 맞아 주요 기업 총수들은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통상 장기 명절 연휴 해외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챙기고 해외 거점 사업 등을 점검했지만 올해는 험난한 경영환경 속 내실 다지기에 충실하는 분위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연휴 해외 출장 없이 국내에 머물며 조용한 명절을 보낼 전망이다. 삼성그룹 회계부정·부당합병 재판으로 정기적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있는 이 회장의 경우 설과 추석 연휴를 맞아 주로 해외 출장을 나갔지만 올해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 프랑스에서 열린 리옹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하고 폴란드 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설 연휴 때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공장을 찾아 현지 점검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근원적인 경쟁력 제고에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내달 3일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뒤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왼쪽부터)구광모 LG그룹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LG그룹·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구광모 LG그룹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LG그룹·글로벌이코노믹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한 뒤 귀국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번 설 연휴는 별도 외부 일정 없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치 않은 국제 정세 속 그룹 사업 전반도 살핀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며 "미국 주도의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AI의 빠른 기술적 변화 등의 불안 요소가 삼각파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다음달 미국 출장도 준비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 뒤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인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한편 신년 경영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 6일 그룹 신년 행사를 통해 "지금 당면한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 "이런 위기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스스로) 채찍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면 어느 순간 더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구 회장도 인공지능(AI)과 로봇, 헬스케어, 바이오, 클린테크 등 그룹 주력 사업 성장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LG가 꿈꾸는 미래 모습으로 △AI와 로봇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헬스케어와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하며 △탄소와 폐기물을 줄이고 이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혁신 등을 제시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