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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BYD 그리고 애플과 샤오미…국내 시장 안착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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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BYD 그리고 애플과 샤오미…국내 시장 안착 가능성은?

테슬라는 부족한 AS망 '하차감'으로 상쇄…BYD는 AS에 전력 기울여야
샤오미 스마트폰이 애플 아이폰 대체재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
BYD는 제일기획과 손잡아 BYD코리아 승용 브랜드의 국내 론칭 마케팅을 나선다. 사진=제일기획이미지 확대보기
BYD는 제일기획과 손잡아 BYD코리아 승용 브랜드의 국내 론칭 마케팅을 나선다. 사진=제일기획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국 전기차 BYD가 한국에 상륙했다.

텃밭인 중국에서 시작해 유럽, 남미, 동남아 등 세계 주요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는 '도장깨기'를 하다가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시장은 크지 않지만 자국 브랜다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만큼 좋은 타이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한국시장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서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전기차가 촘촘히 포진해 있다. 엔트리급은 2000만원대부터 최상위 모델은 8000만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이에 고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예상대로 BYD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시한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첫 한국 출시 모델인 '아토3'는 기본트림 3150만원, 상위트림 3330만원으로, 경차급 캐스퍼 일렉트릭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하다. 다른 해외 국가에서의 판매가격과 비교해도 한국 판매가가 가장 저렴하다.
첫 출시 이전까지는 BYD만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일단 가격을 저렴하게 내놓은 건 긍정적이다. 아무래도 진입 장벽이 낮으면 시장에서 더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탑재한데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짧아 보조금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출고가가 싸야 된다는 판단은 높게 평가된다. 보조금이 후한 지자체에 등록한다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국내소비자에게 필요한 수입차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차감과 서비스부문이다. 내수시장 소비자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수입차를 탄다는 이유로 느끼는 하차감으로 국산차보다 불편한 서비스를 인내하고 있다. 하지만 BYD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AS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 면에서 압도적인 현대차‧기아가 전국에 깔아놓은 촘촘한 AS망을 다른 브랜드가 넘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대차는 전국에 직영 서비스센터 22개와 정비 협력사인 블루핸즈 1223개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는 직영 17개, 협력사 오토큐 750개를 갖추고 있죠. 웬만한 대도시 거주자는 집이나 직장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서 현대차‧기아 서비스센터를 찾아 성질 급하고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많이 상대해 본 노련한 엔지니어들에게 차를 맡길 수 있다.

비야디는 6개 공식 딜러사와 함께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주요 지역에 11개 서비스센터를 갖추겠다고 했다. 앞으로 판매량이 늘면 서비스센터도 늘리겠지만, 당분간은 소비자도, 딜러사도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AS망을 갖추느라 진땀을 빼지 않고도 한국에서 장사를 잘 하는 브랜드도 있다.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이유는 전기차 선구자 테슬라라는 브랜드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브랜드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인식이 좋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BYD가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테슬라는 국내 론칭 초기부터 강력한 '하차감'을 무기로 장착했다. 물론 성능 자체도 뛰어났지만 테슬라를 타는(아니, 테슬라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기술 트렌드에서 앞서는 얼리어답터 이미지를 과시했다. 초기 출시 차종은 모델Y나 모델3 같은 보급형이 아니라 모델S, 모델X 등 플래그십 차종이었으니 부유한 이미지도 더해졌다.

거의 판박이와 같은 모습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글로벌 스마트폰 1위 기업 삼성전자의 텃밭이지만, 애플 아이폰도 꽤 잘 팔린다.

(왼쪽부터)레드미 노트 13, 레드미 노트 13 프로 5G. 사진=샤오미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레드미 노트 13, 레드미 노트 13 프로 5G. 사진=샤오미


삼성전자에 비하면 애플은 신제품 출시나 신기능 지원, AS 등에서 한국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형편없다는 혹평을 듣지만 국내 소비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화를 내면서도 꾹 참고 아이폰을 쓴다. 아이폰 특유의 터치감이나 다른 IT기기와의 호환성 등 제품 특성도 있지만, 아이폰의 브랜드파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 시장에 비유하면 삼성은 현대차‧기아와, 그리고 애플은 테슬라와 꼭 들어 맞는다. 물론 BYD에 해당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샤오미다.

실수라는 비아냥거림이 담긴 별명을 갖고 있지만, 전자제품들을 진짜로 잘 만든다. 스마트폰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뒤를 바짝 쫓는 3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부분에서 BYD의 한국시장 안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토3 초도 물량이 얼마나 많이, 빨리 팔리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걸 사서 타고 다니는 소비자들, 그리고 그들의 주위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어쩌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선 아무 문제가 아니었던 일이 한국 시장에선 큰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어이가 없단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감수해야 할 일이다. 그 때 어떻게 응대하느냐가 BYD코리아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 소비자들, 절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