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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족쇄 푼 이재용 회장, 어깨는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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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족쇄 푼 이재용 회장, 어깨는 더 무겁다

등기이사 복귀·컨트롤타워 재건·대형M&A 재가동…뉴삼성 기대
재계 "삼성 사법리스크 해소 환영…재도약 매진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부터 자유로워졌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반도체 성장 전략, 신사업 구상 등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이 회장만의 '뉴삼성'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서야 한다. 당장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이 시급하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하만 이후 7년간 답보 상태인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등의 난제가 남아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 이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에 이어 항소심에도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다. 이에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월 열리는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전에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로 추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갤럭시 노트7의 발화사고 이후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품질 논란을 겪자 '책임경영'을 이유로 등기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이듬해 2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5개월 만에 구속됐고, 이후 현재까지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며 등기이사직을 맡지 않고 있다.
이번 정기 이사회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면 6년 만에 삼성전자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전까지 비등기이사였지만 그룹 총수로서 실질적인 경영업무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등기이사에 오르면 법적 책임과 함께 공식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이사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의 복귀로 국정농단 사건 이후 해체됐던 그룹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 위협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데다 반도체 보조금 지급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룹의 구심점이 절실해 보인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관계사의 컨설팅을 하는 경영진단실을 신설한 삼성전자인 만큼 과거 미전실 기능이 회복됐고, 컨트롤타워의 재건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삼성의 대규모 M&A에 재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7년 하만을 인수한 뒤 멈춰 선 삼성전자의 M&A가 다시 움직이며 새로운 캐시카우 마련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로봇을 비롯해 바이오와 전장 등 떡밥만 던져져 있던 신사업 분야에서 좀 더 구체화된 전략이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완전자회사 편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M&A에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 M&A를 성공적인 모습으로 흡수한 만큼 앞으로 보여줄 전략에 관심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삼성의 위기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다른 기업들과 국가 경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총수의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며 위기 극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