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발 자동차·반도체 25% 관세 현실화…국내 산업계 초긴장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발 자동차·반도체 25% 관세 현실화…국내 산업계 초긴장

자동차·반도체, 직간접 영향권…타격 불가피
현지투자 확대 추가비용 회수 가능성 두고 신중 검토
인천항에서 수출용 선박에 선적을 기다리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이미지 확대보기
인천항에서 수출용 선박에 선적을 기다리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자동차에 약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며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돌파구를 찾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다만 투자비용 회수를 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현지생산 확대 채비나서는 완성차업계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4월 2일에 '25% 정도'의 자동차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여 관세 발효 전까지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길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허용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 당선 때부터 예고된 관세에 대응해 본격적인 생산 확대를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연 30만대에서 50만대로 높일 계획이다.

또 앨라배마 공장(35만6100대), 기아 조지아 공장(34만대) 물량을 더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총 119만6100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170만8293대 중 101만55대(59.4%·현대차 63만7638대, 기아 37만7367대)는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지난해 기준 생산 물량의 약 84%를 미국에 수출한 한국지엠도 관세와 관련한 정책 변화 등의 상황을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차량 제조사인 GM 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등 압박에 따라 글로벌 생산 전략을 바꿔 한국지엠에 할당된 생산 물량을 미국 내 공장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무관세' 반도체에 25% 관세…"영향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즉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작년 기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3위 품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또 미중 갈등 심화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미국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대미 반도체 수출은 확대되는 추세다.

따라서 25% 이상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한국 반도체 업계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였다.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는 낮아도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사실상 한국산 반도체의 대체재가 없어 관세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레거시(범용) 메모리는 한국과 중국이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레거시 메모리를 구매하려는 미국 기업 입장에서 되려 원가 부담이 될 수 있고, HBM도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