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두차례 단독 회동 이후 협력 속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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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삼성SDI 간 배터리 협력은 5년 전 두 회장의 전격 회동이 출발점으로 꼽힌다.
당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깜짝 만남을 가졌다. 이후 현대차는 삼성SDI와 배터리 관련 기술 교류와 선행과제 수행 등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양사 간 배터리 협력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3년 10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라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처음으로 삼성 사업장을 공식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 회장의 안내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차세대 핵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 브리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로봇 전용 배터리 업무협약 체결 배경과 관련 "각각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한곳에 모아 로봇 최적화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탑재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제조를 넘어 배터리를 자체 설계하는 기술 내재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경기 안성시에서 추진 중인 현대차 배터리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미래 전동화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전기차(EV)를 전문으로 하는 기술 개발과 성능평가를 병행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연구시설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조성될 연구시설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 성능 연구와 모터 기반의 출력 성능 시험을 비롯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위한 기술 연구 등 전기차 관련 다양한 연구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두 그룹은 로봇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시장 선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지난해 11월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최초 공개와 함께 사업화를 시작하는 등 제품군을 확장하고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인수, 자회사 편입에 나섰다. 축적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역량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로봇 분야 협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며 "로봇과 이차전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방산 등과 함께 '6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포함된 첨단미래산업인 만큼 (두 그룹이) 다양한 분야에서 '윈윈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