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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비상 또 비상] 2분기 비상 경영 카드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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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비상 또 비상] 2분기 비상 경영 카드 꺼내들었다

재계 위기감 고조, 불확실성 타파 위한 위기의식 강조
위기 극복 위한 총수들의 강한 메시지, 전사적 대응 시급
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가 올해 2분기를 맞이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비상 경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3월말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같은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이를 타파하기 위한 전략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1일 자로 일제히 2분기에 돌입하면서 비상 경영 체제로 돌아섰다. 재계 총수들이 최근 위기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비상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즉생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회사를 이끄는 수뇌부들에 강도 높은 '위기 극복' 의지를 주문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국내 정치 불안정이라는 격변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주총에 앞서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에 '사즉생'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이 처한 복합 위기가 기업 생존과 직결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즉생' 발언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게감을 실은 경고라는 해석이 따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강한 위기의식은 그룹 내 긴장감을 높이며 전사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주총을 마친 후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과 함께한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전체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그는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임원들에게 생존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대표의 이번 발언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강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기술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LG그룹이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재계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고도 이어졌다. 지난 2월 25일 대한상의 회장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변화의 속도에 뒤처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지금의 위기를 다시 한번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연이어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내는 것은 그만큼 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라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경기도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들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모습.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경기도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들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모습. 사진=LG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