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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 "해운,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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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 "해운,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글로벌 관세전쟁 격화…해운 불확실성 확대
물류대란 대비 해운 경쟁력 강화 필요성 커져
협회, 친환경 선박·선박금융·인력양성 등 노력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28일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해운분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운협회이미지 확대보기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28일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해운분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운협회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입 화물의 99.7%를 수송하고 있는 해운산업은 매우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8일 오전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해운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관세전쟁과 함께 해운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해운분야의 중요성이 말한 것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 확산으로 글로벌 통상무역 환경이 급변하며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물류대란, 미-중 갈등 및 러-우 전쟁 등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로 해운 역량이 국가 경제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미국은 자국의 해운·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Ships for America Act(美선박법)'를 제정하고 250척 규모의 전략상선대 구축과 5000명의 자국 해기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략안보선대를 확대, 해상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 조선 및 해운산업에 대한 제재로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있고 해운산업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미국이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듯 우리나라도 해운의 전략산업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협회는 해운의 전략산업화를 위해 현재 타당성 분석을 시행 중으로 전략선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88척 수준인 전략선대를 최소 200여척까지는 늘리고, 현재 1만1000명 수준의 해기사 인력을 1만5000명까지는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해운협회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고효율의 국적 선대를 확충하고, 친환경 전환 촉진을 위한 정책금융 및 세제 지원 확대, EU 친환경 연료 할증료에 대한 화주 분담 방안 마련, 우수 해기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중소선사의 경우 선박금융이 있더라도 비싼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친환경 선박 건조 보조금, 세제 지원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민간금융의 선박금융 확대와 중소선사 선박 공동 발주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해운협회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방안과 미국의 중국 선사 및 중국산 선박에 대한 규제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미국은 오는 10월부터 미국으로 입항하는 중국 선사 및 중국 소유의 선박에 순톤수 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양 상근부회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이미 북미물동량이 크게 줄고 있다"면서 "교역 불능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 원양 선사 타격이 불가피하고, 동남아에서 부산으로 가져와 환적하는 물량이 줄게 돼 동남아 선사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중국 선사 규제에 대해)중국 COSCO, OOCL의 북미 점유율은 18%에 달해 두 선사가 배를 원활히 유지 못한다면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중국이 중국산 선박으로만 자국의 수출입을 가능토록 하는 식의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혼란의 상황은 해운업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우리 선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해운협회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협회는 선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부와 함께 고민하고, 선사와 수출입 화주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해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우리 해운업계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해운협회 회장으로서 업계가 당면한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더욱 강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