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수가 줄고 구조적으로도 간단해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전기차다. 하지만 잘 만들기 어려운 것 또한 전기차다. 그만큼 티 나지 않는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기존과 다르게 보이지 않는 전자장치들을 잘 제어해야 한다. 배터리 충·방전과 열관리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한계 시점은 정해졌다. 당장의 실적을 위한 판매에 전념할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존의 헤리티지를 고수하고 잘 팔 수 있는 자동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전면 전동화를 피하고자 하는 일부 브랜드들은 가솔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카를 전략 모델로 내세우기도 한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충전의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유럽연합이 내연기관 차의 종말을 2035년으로 정했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연구개발과 시장의 명성을 쌓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익숙한 것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투자가 절실해진 완성차 업계다. 당장 시장 판매량과 점유율을 위해 움직이지 않기를 바란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