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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피캣 중국 전기차를 배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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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피캣 중국 전기차를 배우라고?

'사상누각' 중국 전기차, 화려한 외관에 매료된 중국 공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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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태우 기자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물량의 제품을 찍어내며 시장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중국 전기차 업체를 두려움의 대상이자 본받아야 할 참고서로 평가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톱클래스 반열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업계가 이들의 만행을 배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중국은 현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장악에 나섰다. 기술력은 먼저 전기차를 시작했다는 이점과 저작권을 신경 쓰지 않는 두꺼운 철면피에서 비롯됐다.
즉 전기차 분야에서도 모방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차를 자신들의 기술력이라 주장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는 중국에 배울 것이 없다. 특히 정부 주도로 악의를 갖고 저가 정책을 펼치며 안전과 같은 분야에 둔감한 중국 업체의 맹점은 피해야 할 부분이다. 교훈으로 배운다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한 채 속도만 높이고, 시장을 교란하며, 글로벌 국가들의 제재를 받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배워서는 안 된다.

국내에서 E-GMP가 등장한 뒤 중국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증가했다. 사견일 수 있지만, 타이밍이 그랬다. 더욱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보면 이를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볼 수는 없어 보인다.
후발주자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이 모방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모방에서 파생되는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이런 과정이 없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런 시기를 지나왔다. 독자 기술력 확보에 병적인 집착을 보였고, 선진국 기업의 회유와 세간의 질타에도 묵묵히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에 시간을 쏟았다. 그 결과 고급 기술을 대중화하는 방법을 터득해 지금의 입지를 굳혔다.

인고(忍苦)의 시간을 버티고 정상에 올라선 국내 기업에 중국을 배우라는 것은 사상누각을 지으라고 부추기는 것이며, 대학교수에게 학원강사한테 전공지식을 배우라는 것이다. 제발 화려한 눈속임과 빛 좋은 개살구에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