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은 기원전 6세기경 중국 춘추전국시대 철학자 노자가 도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로부터 만들어진 천지자연의 이치를 인간의 도덕적 관념에 비교하여 논한 사상과 철학의 경전이다. 경전의 주 내용은 위하지 않아도 저절로 위해지는 자연 현상을 무위라 하고, 무위를 인간 역시 행해야 할 최선의 덕목으로 규정하고 논리를 전개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밝혔다.
하지만 피상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사유의 깊이를 깊숙이 하여 관찰해보면 결코 현실과 괴리감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자신의 인생에 대단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무위 행을 실천함으로써 은빛 파도처럼 도의 울림을 느끼고 환희에 젖어 들 수 있다. 이 칼럼의 제목을 '도덕경 그 현묘한 문을 열면서'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도덕경 제 1장 도란 무엇인가?
도(道)는 가상의 세계란 뜻에서 메타버스라 하는 것과 같다. 도라는 것은 무한의 우주 공간처럼 비어있어서 무엇이라 인식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그런 세계가 있다는 뜻에서 굳이 그 호칭을 도라는 형이상의 존재를 상정해놓았다. 하지만 도의 작용은 마치 텅 빈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듯 아득히 먼 그곳 위아래 사방이 없이 텅 빈 그곳에서 어느 부지불식간에 운동을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을 탄생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마치 광활하고 고요한 바다가 문득 카오스를 일으켜 큰 비바람을 쏟아내는 현상과 닮았다.
이처럼 만물을 탄생시키는 운동을 하는 그 순간부터 도는 실재하는 태초의 유일한 존재가 됨으로써 천지 만물의 설계자이자 건축가로서 쉼 없이 만물을 탄생시키고 길러주는 현묘한 작용을 영원히 지속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맨 처음 도가 낳은 첫 번째 존재가 바로 형이하의 물질로서 자연의 시초가 되었다. 그리고 자연 역시 도의 작용을 그대로 내림 받아 만물을 낳아 번식시키고 길러준다. 이러한 도의 작용을 덕(德)이라 하고 그 덕에 탄생한 무수한 자연은 제각기 특징에 따라 이름이 정해지고 그 이름도 물질 변화에 따라 변한다. 노자는 이러한 사실을 텅 빈 마음으로 관찰해보면 도와 자연은 이름이 다를 뿐 현묘하게 동일하고 자연을 탄생하는 도의 그곳을 ‘현묘한 문’이라 하였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종교·역사·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