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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한국 기업의 도전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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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한국 기업의 도전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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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4년 만에 복귀했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수입품에도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적 반발과 국가 경제와 기업들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는 2025년 2월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무역전쟁의 확전을 예고했다. 그는 고율 관세로 불법 이민자와 마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에 캐나다인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캐나다 소비자들은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과 불매 운동을 벌이며 경제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이 상황은 양국 간 무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관세 유예와 함께 국경 강화에 13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장기적인 관세 부과로 인한 경제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준상 캐나다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관세가 협상의 무기로 사용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는 9184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늘어 적자가 확대되었고,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가장 컸다. 12월 무역수지 적자는 984억 달러로 전월 대비 195억 달러(24.7%) 증가했으며,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향후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K-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국내 유통·제조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 투자를 늘리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이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83%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미국 자회사 설립과 굿 푸드 홀딩스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마트는 오리건주에서 가정간편식을 생산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미국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여러 인사들과 세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한국 기업들은 현지 생산 확대와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배터리 업계는 현지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북미무역협정(USMCA)을 활용해 캐나다와 멕시코를 경유한 우회 투자 및 유연한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GM 및 엔비디아와 협력해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와의 협의 속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로 한국 기업들은 대미 수출과 제3국 공급망에서 미·중 갈등, 보조금 정책 변화, 환경 규제 완화 등 5대 리스크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통상과 관세 등의 정책적인 변화와 공급망 재편이 한국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의 유통·물류기업들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그린 물류'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DHL, HMM, 현대글로비스 등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는 미국의 환경정책 주도력을 약화시키고, EU는 경제위기로 탄소중립 정책에 변화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보조금 수령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반면, HD현대일렉트릭과 LS전선 등은 미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정책 변화를 세밀히 모니터링하며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출범에 따라 제약·바이오 및 유통·물류기업들의 공급망 재점검과 정부의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물가 안정과 수출 증대를 위해 글로벌 머천다이징 전략에 따라 미국 내 정보센터 건립과 합작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세계 경제 질서를 약화시키고 한국은 정치적 불안정 탓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국민은 당파를 초월해 협력해야 한다. 한국은 트럼프 체제를 기회로 삼아 공급망 관리체계 확보와 합작투자 확대를 통해 물가 안정과 수출 증대를 도모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