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이미 4만8360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수 건수(5만9929건)에 1만여 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월별로는 6월 매수 건수가 1만4494건으로 5월(7757건) 기록한 종전 역대 최대치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세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늘었다. 올해 들어 일본 증시가 활황을 보였고 지난달 역대급 엔저 현상이 겹치면서 이런 흐름이 가속화됐다. 엔화 가치가 낮으면, 같은 달러로 더 많은 일본 주식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저를 기반으로 한 투자 심리는 일본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으로 33,000선을 넘어섰다. 지수가 33,000선을 넘긴 것은 버블 경제가 정점에 있던 199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3년 만이다.
문제는 무턱대고 일본 증시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는 와중에 일본은행(BOJ)은 양적완화를 유지했고, 완화적 통화정책이 엔화 약세를 유도했는데 만약 일본도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엔화 가치가 치솟을 수 있다.
당장 일시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약세 때 일본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엔화 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커지면 오히려 엔화 약세가 더 심화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도 우려되는 점이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엔화 약세 때 일본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얻게 된다. 실제 2013∼2015년 일본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고 엔화가 절상되자 곧장 주식을 내다 팔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주요국 대비 일본 증시의 상대적 매력 우위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연내 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경우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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