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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중국·러시아 대응 강화 기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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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중국·러시아 대응 강화 기조 재확인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정상회담이 20일(현지시간)에 열렸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정상회담이 20일(현지시간)에 열렸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EU 정상이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고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동 노력을 강화하기로 재차 합의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EU 지도자 찰스 미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며 중국 의존도를 제거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이는 미국과 EU가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가 여전히 심각하며, 이를 내버려 두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흐름이 자유 진영이 제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을 통해 향후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반미 전선 구축에 앞장서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행위에 대해 에둘러 지지했다.
미국과 EU는 중국의 이런 태도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고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APEC 정상회담에 앞서 자유 진영의 두 축이 모여 중국에 대한 전략을 다시 확인하고 대응에 공동보조를 맞춘 것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EU가 합의한 내용은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되 중국 의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세계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합의였다.

정상들이 공식 정상회담을 위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8개월 전인 2021년 6월로, 주요 화두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한 준비였다. 그 이후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은 “세계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한 EU·미국 동맹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021년 발표된 공동성명은 중국 내용이 단 한 문항에 불과했다. 이번 발표된 성명은 5개로, 베이징에 대한 동맹의 접근 방식을 보다 구체화했다.

성명은 중국과 소통하고 우려를 직접 표현하는 것과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중국도 협력할 것을 촉구하면서 중국과 지속 가능한 경제 관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미국과 EU는 당장 자유 진영이 확보하지 못한 중국이 보유한 공급망을 활용하기 위해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되, 중국이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과 EU는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추진하고,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보호하며, 중요한 종속성과 취약성을 줄이는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과 EU는 중국이 자유 진영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지지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 등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았다.

중국 체면을 반영해 미국이나 EU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한 것처럼 중국이 장악한 다양한 부문에서 공급망 리스크를 초래하고, 경제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험 제거 차원에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과 EU는 다른 자유 진영 기부 국가들과 함께 우선 우크라이나에 전쟁 자금을 계속 제공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제어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 자유 진영이 수립한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을 공공연하게 표명하고, 반미 전선을 구축하려고 한 데 대해 공동 전선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설득해 침략전쟁을 중단하고 즉각, 완전하고 무조건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정상들은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중동 상황에 대해 하마스를 비난하고 가자 지구의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EU 정상들과 회담에 앞서 19일 곤경에 처한 파트너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중요 파트너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예산 요청서를 20일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라며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향후 수십 년 동안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의회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공화당 강경파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EU 지도자들과의 합의를 이루었지만, EU 지도자들이 선언 내용을 준수하려면 국내의 정치적 도전부터 해결해야 하는 과제 앞에 놓여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