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을 종합하면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메가시티 프로젝트에 거주하는 인구수에 대한 추정치를 150만 명에서 30만 명 미만으로 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는 투자 비용 증가, 자금 조달 어려움, 해외 투자의 기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로,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기존 석유에 의존해오던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이다. 프로젝트 목표는 2030년까지 완공하는 것이며,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네옴은 라인, 옥사곤, 트로제나의 3개 지역으로 구성되며, 최종적으로는 2045년 경에 9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발표 이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프로젝트 비용은 사우디 정부 자금, 국부펀드 PIF, 그리고 각국의 수출입은행들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PIF의 현금 수준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와 함께, 사우디 정부가 자금을 늘리기 위해 차입이라는 전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네옴 프로젝트 축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일자리 창출,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네옴 프로젝트 축소의 원인에 대해, 천문학적 투자 비용을 지적한다. 대한민국 전체 면적의 약 10.4%에 해당하는 방대한 규모인 26,500 평방 킬로미터 규모의 도시 건설에 최근 건설 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예상치 못한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투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PIF)' 현금 보유량 감소
네옴 프로젝트는 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으로 지원되고 있는데, PIF는 최근 현금 보유량이 감소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2020년 12월 이후 현금 보유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PIF는 실제로 주식이나 채권 투자 수익이 줄고, 석유 판매 대금에서 발생한 잉여금 투입이 줄면서 기금이 줄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에 2023년에 아람코 주식을 매각하여 네옴 건설 자금을 조달했고, 유가가 일정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도 주식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의욕적으로 추진한 해외 투자자 유치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이 도시의 규모가 방대하고 기술적으로 매우 야심 찬 프로젝트인 만큼,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을 우려하여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늘어났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편 네옴 프로젝트의 축소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기대되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축소는 이 지역의 경제 성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건설, 서비스, 관광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시 수백만 개 일자리 창출에 '먹구름'
완공 시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었지만, 프로젝트 축소는 일자리 창출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젊은 층의 일자리 부족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게다가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를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과 혁신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는 비전 2030 계획의 핵심 사업 중 하나 였기에 프로젝트 축소는 이 계획의 달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 다각화 및 기술 혁신을 향한 노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한 국내외 건설 및 기술 기업들에게 수주 기회의 감소를 의미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적인 이미지와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메가시티 프로젝트 투자 축소 결정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심각한 파급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사우디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 전환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축소가 실제로 어떠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외신들의 전망이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 투자 환경 개선, 투자자들의 우려 해소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