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가 이번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받는 '냉난방공조시스템(HVAC)'이다. 나아가 양사는 헬스케어와 로봇 등에서도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VAC시장을 두고 북미 및 유럽, 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된 가정용·상업용 HVAC 분야 전문 기업으로, 북미에서 직영점뿐만 아니라 홈 빌더 파트너들과도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유통망에 레녹스의 유통망까지 판매 경로를 확대할 수 있고, 레녹스는 일체형(유니터리) 제품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 공조 제품까지 판매해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개별 공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HVAC 사업을 키우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칠러'는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공항, 쇼핑몰,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에 주로 쓰인다. LG전자 칠러 사업은 최근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또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에 처음으로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양사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디지털 디바이스에 추가된 기능을 기반으로 세계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표를 앞둔 갤럭시 링이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트너로는 인텔과 아이센스 등이 협력관계에 있다.
LG전자는 헬스케어 분야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며 신사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앞서 미국의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마인드셋 메디컬'에 투자를 진행했고, 스타트업 '에코헬스'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 AI 기반의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양사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브랜드 클로이를 통해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를 한 바 있고, 대형 M&A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제품을 선보인 만큼 향후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적용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사업 보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며 "성장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신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