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도하에 인도 정부는 세제 개혁과 보조금을 통해 이제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새로운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더 분명히 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인도의 일렉트로닉스포루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총선 승리를 계기로 첨단 제조업 분야 리더로 나서겠다는 국가 전략을 더 분명히 했다.
인도 정부는 연초 12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하며, 구자라트주와 아삼주에 반도체 제조 및 조립 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8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인도 반도체 미션’을 통해 향후 5년 내 최소 20개의 반도체 제조공장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전자반도체협회(IESA)는 우선 28nm 칩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술은 극자외선(EUV) 공정이 필요 없어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IoT, 가전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10nm 이하의 기하학적 구조에 사용되는 EUV 또는 EUV-High NA와 같은 고급 공정과 달리 중요한 심자외선(DUV)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더 적은 예산과 숙달 시간이 소요된다. 28nm 주력은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도의 반도체 굴기에 여러 장애 요인이 있다고 우려한다.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한 전력 공급이다. 반도체 생산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구자라트주조차 여전히 일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물 부족, 숙련된 인력 부족, 대규모 자본 조달의 어려움 등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자유 진영의 지원과 관심, 모디 총리의 강력한 의지로 진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기지가 인도로 일부 분산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인도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고려할 때,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도의 움직임에 대해 주요국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기술 패권을 견제하려는 ‘프렌드 쇼어링’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인도와의 반도체 협력을 위한 ‘이니셔티브 온 크리티컬 이머징 테크놀로지(iCET)’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인도의 반도체 굴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복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도의 도전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도 양면적 영향이 예상된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참여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한국의 반도체 장비 및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반면, 부정적 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인도가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다. 인도가 주력으로 하려는 28nm 이상의 성숙한 공정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는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한 축”이라며 “이는 한국 기업에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인도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인도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가 우려하는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고 반도체 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고 인도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인도의 반도체 굴기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한 국가의 산업 육성을 넘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경제 협력 구도의 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강국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기술 혁신과 시장 다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인도의 반도체 굴기가 가져올 변화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