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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천연가스 산업, AI·데이터센터 산업 성장으로 새로운 기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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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천연가스 산업, AI·데이터센터 산업 성장으로 새로운 기회 맞아"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있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있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천연가스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정책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더욱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지난 8일(현지시각)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그리고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천연가스 산업의 구조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펀드는 최근 대통령 선거 이후 14% 상승하며 에너지 부문 평균 수익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런 상승세의 핵심 동력은 급증하는 디지털 인프라의 전력 수요다.

UBS의 분석에 따르면, 기술 산업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하루 약 31억~35억 입방피트의 추가 천연가스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엔브리지는 9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발굴했으며, 에너지트랜스퍼는 4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타르가리소스는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와 석탄-가스 전환으로 일일 8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 수요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셀러스 셰일과 퍼미안 분지 인근 지역의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는 중류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킨더모건은 텍사스 지역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윌리엄스의 트랜스코 파이프라인은 멕시코만에서 북동부까지 주요 공급망을 연결하고 있다.

글로벌 LNG 시장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 겨울 하루 약 137억 입방피트의 LNG를 수출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은행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연간 2억t의 추가 용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40%의 증가율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 최대 수출국 카타르(연간 1억1000만t)와 호주(연간 8800만t)의 생산 능력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도 산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LNG 프로젝트 허가 절차 간소화, 시추 규제 완화, 파이프라인 건설 촉진 등 정책적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카타르의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이나 호주의 브라우즈 프로젝트와 같은 경쟁국들의 신규 투자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천연가스 가격이 백만 열량단위당 2~3달러 범위에서 변동하고 있어 많은 관련 주식들의 고평가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유럽의 높은 저장량(95% 저장 수준)과 글로벌 공급 증가는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한국에는 가격 협상력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미국의 LNG 공급 확대는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긍정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카타르, 호주 등으로 수입선이 다변화되면서 가격 협상력 향상과 안정된 수급이 기대된다. 글로벌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장기 계약과 현물 시장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