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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패권 흔들리는 미국, 세계 수입 비중 13%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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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패권 흔들리는 미국, 세계 수입 비중 13%로 추락

보호무역이 부른 미국 고립화...새 글로벌 무역 질서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2월 1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2월 1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극단적 보호무역 정책이 글로벌 경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세계 수입 비중이 1990년대 초반 25%에서 현재 13%로 급감했으며, 보호무역을 더 강화할 경우 미국의 글로벌 교역 영향력은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8년 동안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는 보호무역을 강화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시작으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본격화했다. 2018년에는 중국산 수입품에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기구 무력화를 추진했다. 더 나아가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도 고율 관세를 매겼다.

바이든 정부도 이러한 보호무역 기조를 이어받아 첨단기술 분야로 확대했다. 2022년 반도체칩과과학법(CHIPS Act)을 제정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했고,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다. 최근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했으며, 전기차 배터리와 희토류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립주의로 예상과 달리 글로벌 무역은 확대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무역 규모는 33조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에콰도르, 인도네시아, 대만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도를 통해 "미국의 고립주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당분간 어려움을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교역 비용을 증가시켜 202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8%, 2026년 1.3%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비용 상승이 세계 경제 성장을 늦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의도와 다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2027년까지 동남아와 유럽 등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해 미국 시장 의존도를 크게 낮출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중국이 '일대일로'의 사업을 통해 구축한 무역 네트워크가 미국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와 관련 "한국 기업들이 수출시장 다변화와 함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CP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해 미국이 고립주의를 강화하면, 글로벌 경제는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협력 관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