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ARPA-E 42억 달러 투자 및 텍사스 20억 달러 신규 프로젝트 추진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 확보가 글로벌 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강조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 확보가 글로벌 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강조

미 에너지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에너지(ARPA-E)는 지난 15년간 에너지 혁신 프로젝트에 42억 달러(약 6조975억 원)를 투자했으며, 텍사스주에서는 약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규모의 신규 원자력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등 AI 시대 핵심 동력원으로 부상한 원자력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워싱턴 외곽에서 개최된 ARPA-E(고등연구계획국-에너지) 혁신 정상회의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의 "인공지능 경쟁"을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위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비유했다. 라이트 장관은 투자자, 과학자, 정부 관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도 국가가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데 앞장서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 산업으로, 가장 고급 형태이자 가장 비싼 형태의 에너지인 전기를 지능으로 변환한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장관은 17일 AI가 모든 국가의 신약 개발과 과학을 발전시킬 잠재력이 있어 이 경쟁을 "AI 군비 경쟁"이라고 부르는 것을 꺼린다고 밝히면서도, AI 기술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공격적, 방어적 응용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 빅테크 기업들, 원자력 에너지 확대 서약에 동참
이런 가운데 지난주 아마존, 구글, 메타는 세계원자력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가 주도한 서약에 동참해 향후 25년 동안 전 세계 원자력 에너지 용량을 3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지지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원자력 데이터센터를 인수했으며,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협력해 2035년까지 미국 내 첨단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메타는 지난해 12월 AI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원자력 에너지 개발업체들에 제안을 요청했다.
ARPA-E는 에너지 혁신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대니얼 커닝햄 국장 대행에 따르면 설립 이후 15년간 2025년 2월 현재까지 170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총 4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미국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에너지 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커닝햄 국장 대행은 "ARPA-E는 다른 기관들이 갈 수 없고 가지 않을 영역으로 진출한다"며 "우리는 개념에서 프로토타입,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고, 테스트하고, 가속화하여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에너지 발전 기술이 규모화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 원자력 기술 개발과 주(州) 정부 차원의 신규 투자 계획
ARPA-E 프로젝트 중에는 2023년에 완료된 "GEMINA"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첨단 원자로를 위한 AI 지원 예측 유지보수 디지털 트윈을 개발해 원자로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기 경고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했다.
텍사스 주(州) 하원 국무위원회는 이번 주 론스타 주(Lone Star State)의 원자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원 법안 14는 텍사스 첨단 원자력 배치 사무소 확장을 통해 약 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원자력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계획 중인 원자력 부문 신규 투자의 핵심 사례로 꼽힌다.
원자력연구소(Nuclear Energy Institute)의 존 코텍 수석부소장은 ARPA-E 정상회담에서 "향후 몇 년간 미국 전역에서 원자력 분야 신규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차원의 다양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텍 수석부소장은 텍사스의 새로운 원자력 발전 계획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이번 주 후반 텍사스로 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이 프로젝트들 중 첫 번째 몇 개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다면, 미국에서 두 번째 대규모 원자력 건설 물결이 시작될 것"이라며 "국제 시장의 잠재력은 더욱 거대하다"고 강조했다.
◇ 국제 협력 확대와 행정부의 의지
법학박사 밴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다이나미즘 서밋(American Dynamism Summit)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세계 원자력 에너지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관리들이 이번 주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아랍 에미리트의 친구들과 많은 비즈니스 리더 및 정부 지도자들이 이번 주에 우리 정부와의 회의를 위해 워싱턴에 모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그들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싶다면 에너지 생산에서 선두를 달려야 한다는 점이며, 이는 불행히도 우리의 유럽 동맹국들 중 극소수만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선두를 달리고" AI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에너지 분야에서 앞장설 것이라는 행정부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