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철강 수출 급증…글로벌 시장에 파장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3

중국, 철강 수출 급증…글로벌 시장에 파장

중국 내 경제 둔화로 수요가 줄어 재고가 남고, 위안화 약세로 중국 철강 가격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전 세계로 재고가 수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내 경제 둔화로 수요가 줄어 재고가 남고, 위안화 약세로 중국 철강 가격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전 세계로 재고가 수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철강 수출이 국제 시장을 교란시키고 무역 마찰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에 약 9000만톤의 철강을 수출할 예정이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반덤핑 조치가 확산된 2015년의 1억1000만톤 수준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2020년에 전년 대비 9.9% 증가했던 것이 2021년에 13억3666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0.89% 증가하는 데 그쳤고, 2022년에는 10억1300만톤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내 경제 둔화로 수요가 줄어 재고가 남고, 위안화 약세로 중국 철강 가격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전 세계로 재고가 수출되고 있다.

중국의 철강은 이미 동남아 시장을 파괴하고 있는데, 반덤핑 관세에도 불구하고 도금강판 등 유사제품은 여전히 통과가 가능해 중국산 철강이 엄청난 규모로 유입되면서 동남아 철강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중국 철강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9월 중국에서 태국으로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으며, 말레이시아 수출은 약 80% 증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로 2배, 베트남으로 수출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지난 9월 태국 정부는 중국 철강 수출업체의 우회를 방지하는 조치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협회는 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에 조치를 요구했으며, 베트남은 무역 구제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철강 제품은 생산 원가가 낮아 동남아, 중동, 남미, 일본 철강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이에 다른 국가의 철강업체들은 가격을 내리거나 생산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값싼 중국산 철강이 시장에 범람하며 가격 변동을 일으켜 중국 외 철강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이들 나라의 일자리 축소, 세수 감소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중국 철강 생산량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생산량은 8억7470만톤으로 전년 동기 수치를 넘어섰지만,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 예비 자료에 따르면, 10월부터 조강 생산량이 7910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중국 철강 생산량의 둔화는 주로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중국 내부의 철강 수요가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철강 수요가 생산 규모보다 더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중국의 열연강판 가격은 가을에 톤당 거의 5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1년 중반의 약 900달러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다. 중국의 철강 수요 감소는 중국 내에서 머물지 않고, 국제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중국의 열연강판이 국제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철강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철강 수출이 폭증하자 아시아 지역 철강 시장 가격이 급락했다. 일본제철은 7~9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석탄 및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에다 중국 값싼 철강 범람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철강 제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을 늘리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어 일본 등 선진국 철강업체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23년 1~9월 중국의 열연강판 수출량은 1400만톤을 넘어 이미 2015년 전체 수출량을 넘어섰다.

반면, 건설 및 기타 응용 분야에 사용되는 강철의 수출은 2015년 3000만 톤 이상 수출된 것과 비교해 불과 500만 톤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중국 건설 경기 둔화와 철강산업의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기인한 때문이다.

1~10월 중국 철강의 일본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시장보다는 적은 수입량이다. 그러나, 일본의 자동차 생산 증가와 철강 자급률 하락, 그리고 중국산 아연도금강판의 가격 경쟁력 등이 작용해 특정 제품의 중국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철강연맹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 수입 급증으로 인해 일본 철강산업이 위기에 내몰릴 수 있어, 모든 철강 수입품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전의 중국 철강 수출 급증은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에 주목을 끌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생산과잉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일부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이제 다시 중국의 내부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이 급증해 다시 한번 국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OECD는 2021년 철강 생산 능력 보고서에서 중국의 동남아 국가 간 투자 확대로 과잉 생산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를 제기했다.

중국의 철강 수출 증가는 선진국 철강업체들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으며, 무역 마찰을 다시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중국 철강 생산 확대는 글로벌 탈탄소화 노력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