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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프라 문제로 '반도체 허브' 전략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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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프라 문제로 '반도체 허브' 전략 난항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마네사르에 있는 마루티 스즈키 제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자동차 패널에 여러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마네사르에 있는 마루티 스즈키 제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자동차 패널에 여러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는 모디 총리의 주도 아래 세제 개혁과 보조금을 통해 반도체 생산의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반도체의 강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욕적인 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가장 큰 장애는 바로 전력이다. 반도체는 24시간 공장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흐름이 필수인데, 이 부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27일(현지 시간) 닛케이가 보도했다.
전력 문제는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는 모든 지역이나 국가 모두에서 고심하는 인프라 가운데 하나다.

인도는 5년 안에 독보적 설계 능력과 100억 달러의 보조금을 결합해 대만, 한국, 중국 지배력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팹과 유닛을 설립하도록 유도, 반도체 제조의 글로벌 무대에 합류할 것이라고 3월 초 비슈나우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인도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인도 반도체 미션 (India Semiconductor Mission)’을 통해 국내외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최소 20개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 모두를 보유하는 전략이다.

인도는 전 세계 디자인 인재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고, 지정학적 영향력과 자유 진영에서 활약은 중국과의 공급망 분리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공급망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민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허브로 나서려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인도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타타그룹을 비롯한 3개의 회사에 약 1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반도체 시설 3곳 건설을 승인했지만, 불안정한 전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2개는 구자라트주, 1개는 아삼주에 승인된 3개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 허브 승인에는 타타 일렉트로닉스, 파워칩,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 기업들의 참여가 진행되고 있다.

타타 일렉트로닉스와 대만의 파워칩 소유의 제조 허브와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태국의 스타즈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도의 CG 파워가 소유한 조립 공장 두 곳은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 있고, 타타 세미컨덕터 어셈블리 앤 테스트에 속한 세 번째 공장은 아삼 주에 위치해 있다.

이를 추진하는 데 문제는 인프라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불안정한 전력 공급, 물 부족, 인력 부족 등이 인도의 칩 제조 야망을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 내에서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구자라트에서조차도 여전히 일시 정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인도 투자에 대해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인도의 제조업 부문은 국내 총생산(GDP)의 20% 미만을 차지하며, 이는 모디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 25%보다 낮다.

인도와 같은 대국이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야심찬 반도체 굴기를 추진했을 리가 만무하지만, 준비와 계획이 최첨단 제조공장을 유치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욕이 앞선 것이다.

구자라트와 아삼의 인프라 정보를 좀 더 살펴보면, 구자라트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주간 최대 전력 수요 대비 공급 부족률은 1.1%로 전국 평균인 5.2%보다 우수하지만, 여전히 일시적 정전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수요 증가로 정전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 정부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및 송배전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2025년까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두고 봐야 한다.

물 공급 상황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2023년 7월 기준으로 주요 도시 물 공급량은 수요 대비 70% 수준이며, 지하수 남용 문제가 심각하며, 정부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 설립 및 물 사용 효율 개선책을 추진 중이다.

아삼의 경우는 더 나쁘다. 인프라 개발 부족으로 전력 공급 상황이 불안정하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주간 최대 전력 수요 대비 공급 부족률은 10.5%로, 인도 정부는 발전 설비 확충 및 송배전 시스템 개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상황 개선이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아삼의 물 사정은 강수량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물 공급 상태는 양호하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홍수 및 가뭄 등의 영향으로 물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어, 정부는 물 관리 시스템 개선과 물 저장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런 인프라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인도의 반도체 허브 전략 성공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인도가 인프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 인도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개 반도체 공장을 완공하기까지 빠르면 2~3년 길면 5~6년도 소요되므로, 이 기간 안에 전력 문제와 물,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도로서도 이 기간 정보면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인프라를 다 갖춘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병행해서 하면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면 무모할 수 있다. 이에 공사를 진행하려는 단계에서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가 향후 5년 안에 최소 20개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유치하려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의 지원 정책이 충분히 효과적이어야 하며, 이것이 입증될 때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승인된 3개의 반도체 제조공장 역시 지지부진하지 않고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어야 해외 투자가나 글로벌 반도체 제조기업에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프라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기업의 투자 심리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문제 해결에 대한 시간과 비용, 정부의 실행력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

인도가 문제를 해결할 경우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 공급망 다변화, 인도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기술 발전,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인도의 제조강국 목표 달성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패 시에는 인도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인도의 제조 강국을 위한 경영 능력에 불신을 주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종속적 위치를 향후 계속 감내해야 한다.

결국, 인도의 칩 제조 야망은 크지만, 인프라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를 극복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향후 인도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과 투자 규모, 그리고 인프라 개선 속도에 따라 반도체 제조 강국 진출 여부가 결정될 전망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