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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과잉생산, 전기차 시장 좌우할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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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과잉생산, 전기차 시장 좌우할 변수될까?

주가 요동, 재고 차량 넘쳐나, 저가 차량과 로봇 택시로 승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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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판매량 부진으로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했다. 주가는 2021년 11월 5일 407.36달러까지 올랐던 것이 2024년 6월 10일 173.7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상징한다.
테슬라는 2024년 1분기에만 약 43만 대를 생산했지만, 판매를 제대로 하지 못해 팔리지 않은 차량이 공장 주변에 주차돼 있어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독일의 테크 매체인 티3엔(t3n)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실제, 2024년 1분기에 테슬라는 총 433,371대의 전기차를 생산했지만, 이 중 38만6810대만 판매 및 인도되었다. 약 47,000대의 전기차가 팔리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재고를 보관하기 위해 철거를 앞둔 옛 쇼핑센터의 주차 공간을 임대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단순 재고 관리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테슬라가 현재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 앞에는 팔리지 않은 테슬라 차량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호주 멜버른 항구에는 ‘테슬라 묘지’라고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매달 2000대의 테슬라가 들어오지만, 구매자가 거의 없어 쌓여만 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테슬라의 상황은 전기차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보조금 만료 이후 내수 부진으로 약 10만 대의 미판매 전기차가 공장 주변이나 항구 등에 쌓여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 연구소인 켐니츠 자동차 연구소(Cati)는 독일에서만 팔리지 않은 전기차가 10만 대에 이르며, 이는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독일 사람들이 전기차를 예전만큼 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사들은 전기차를 많이 만들지만, 보조금이 없어지자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독일 회사들은 전기차의 80%를 해외에 수출하지만, 수출만으로는 늘어난 재고를 모두 처리하기 어려워, 결국 독일 안에서도 팔리지 않은 전기차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테슬라가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기차 혁신 상징인 테슬라의 향후 행보가 전기차 시장 미래를 가늠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테슬라는 전년 대비 38% 성장한 180만 대를 인도했지만, 2024년 성장률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테슬라는 연간 2,000만 대 생산 목표를 철회하고 저가 모델 출시와 로봇 택시 공개를 통해 판매량 증대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연초 판매량이 감소하자 머스크는 지난 4월 계획보다 더 빨리 값싼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25년에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던 것을 앞당기기로 했으며, 8월 초에 로봇 택시도 공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과잉 생산이 투자자 우려를 높이고 있으며, 저가 모델 조기 출시로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여파가 배터리, 부품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현상이 전기차 시장의 장기 추세라기보다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는 여전히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 흐름과 맞물려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며, 테슬라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면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테슬라 과잉 생산 문제는 단기적으로는 테슬라의 수익성 악화와 주가 하락을 야기하고,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와 가격 하락 압력을 가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테슬라 저가 모델 출시를 앞당기고, 로봇 택시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을 촉진하여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대중화를 앞당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테슬라가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지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테슬라의 행보는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영향을 미치며, 전기차 시장 전체의 경쟁 구도와 발전 방향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테슬라의 변화를 기대하는 이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