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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생에너지 산업, 경제성 향상으로 역사적 전환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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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생에너지 산업, 경제성 향상으로 역사적 전환점 맞아

재생에너지, 화석 연료보다 저렴해져... 트럼프 재선 시 정책 변화 우려
- 유럽 기업들 투자 철회 움직임... 한국 기업들도 전략 재검토 불가피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까지 진출한 태양광 발전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브루클린까지 진출한 태양광 발전 사진=로이터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과 기술 혁신의 결실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화석연료를 크게 앞지르며 에너지 생산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성과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라자드 최신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육상 풍력은 메가와트시(MWh)당 0달러, 태양광은 6달러라는 파격적 가격을 기록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 비용은 2009년 대비 83%나 하락했다. 이는 재생에너지가 더는 ‘비싼 대안’이 아닌 ‘경제적인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전통 화석연료 기반 발전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스 복합발전의 최고 가격은 MWh당 108달러, 석탄은 168달러까지 치솟는다. 특히 전력 수요 급증 시 가동되는 가스 첨두발전은 최대 228달러로, 가장 비싼 에너지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향상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정부의 전략적 지원, 시장 경쟁, 기술 혁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는 미국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투자 결정, 정부의 정책 수립, 그리고 소비자들의 에너지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흐름에 잠재적 위협 요소가 등장했다. 바로 트럼프다. 그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녹색 사기”라고 비난하며, IRA 등 친환경 정책 폐기를 공언해 왔다.

이에,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국 내 프로젝트 자금 조달과 확장 계획을 재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룩셈부르크 수소기업 H2Apex는 IRA 지원으로 추진하던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했으며, 독일 태양광 기업 SMA Solar 역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불확실성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태양광 패널, 배터리, 풍력 터빈 제조업체들의 미국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며,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했던 기업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더불어 RE100 이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 위축이 단기적으로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중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과 2위 미국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 풍력터빈 제조사 Nordex는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미국이 중요 시장이라며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거나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육성에 더 집중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재생에너지 가격 경쟁력 향상을 주목하여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비용 절감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 대응이 맞물려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지형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이런 글로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동시에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