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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캘리포니아·텍사스 재생에너지 전환 성공, 글로벌 에너지 시장 판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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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캘리포니아·텍사스 재생에너지 전환 성공, 글로벌 에너지 시장 판도 바꿔"

그린 파도가 미국의 폭염 구제 역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린 파도가 미국의 폭염 구제 역할. 사진=로이터

미국 전력 시스템이 극심한 더위 속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의 성공적인 사례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는 기후 환경 대응과 함께,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올여름, 미국 전역에서 기록적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대규모 정전 사태는 없었다. 이는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의 빠른 도입 덕분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는 태양광, 풍력 발전과 함께 대규모 배터리 저장 시설을 구축하여 전력 수요 급증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7월 10일, 서부 지역 전력 수요는 거의 168,000메가와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는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날이 연일 계속되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폭증했다.

이런 극단적 상황에서도 대규모 정전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주의 선제적 재생에너지 정책 덕분이었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각각 약 500억 달러,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미국 전체 재생에너지 투자의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캘리포니아는 수년간의 가뭄 끝에 수력 발전 공급이 안정화되었고, 세계 최대 규모 배터리 저장 시설을 구축해 낮 동안 생산된 태양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저녁 시간대 수요 급증 시 방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텍사스도 비슷한 전략을 채택했다. 8월 20일 텍사스의 전력 수요는 85,559메가와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새롭게 도입된 태양열 및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 그리고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 덕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텍사스는 특히 풍력 발전에 중점을 두어 80억 달러를 투자, 현재 미국 최대의 풍력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성공 사례는 다른 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는 각각 300억 달러, 200억 달러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며, 콜로라도주는 100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미국 전역에 약 2조 달러의 재생 에너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배터리 저장 시설의 역할이었다. 이 시설들은 주로 오후 7시 30분경부터 에너지를 공급하며, 태양광 발전이 줄어드는 해 질 무렵부터 풍력 발전이 증가하는 밤사이 간극을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특히 중서부 지역은 여전히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부대륙 독립 시스템 운영자(MISO)와 같은 지역 전력망 운영자들은 예비 전력 마진이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몇 년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의 신속한 변신에 부러움을 표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런 미국의 에너지 전환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생 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대규모 도입으로 관련 설비의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다른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부분적 성공 사례는 미국 전역은 물론 다른 국가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기업에 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배터리 기술과 재생에너지 설비 제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와 한화큐셀과 같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의 IRA는 이 변화를 더욱 가속하고 있다. 이 법안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전력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며, 기존 화석연료 발전소의 폐쇄로 인한 지역 경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계속되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