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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경제공약, 예상보다 시장 영향력 작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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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경제공약, 예상보다 시장 영향력 작을 수도"

“의회 분열과 경제 펀더멘털이 후보들의 급진적 정책 실현 가능성 낮춰”

미국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과감한 경제 공약이 시장에 미칠 실제 영향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과감한 경제 공약이 시장에 미칠 실제 영향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과감한 경제 공약이 시장에 미칠 실제 영향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후보들의 급진적 정책 제안과 대비되는 전망으로, 투자자들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현지시각) 금융 전문지 배런스는 심층 분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가 제시한 정책들이 표면적으로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영향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분석은 현재 의회 권력 구도와 근본적인 경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극단적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 관점은 선거 기간 동안 과열된 정치적 레토릭과 실제 정책 실행 사이의 간극을 조명함으로써,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정치 역학과 경제적 현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정책의 최종 형태와 영향력을 결정짓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 트럼프와 해리스의 주요 공약과 영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60%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자본이득세와 법인세율 인상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일견 기업 이익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정책들이 의회에서 온전히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어느 한 정당이 상하 양원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극단적인 정책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현재 정치 지형은 양극화와 지역별 정당 지지 패턴으로 인해 어느 한 정당이 상하 양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것은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실행하는 데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원은 100석 중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이 49석을 차지하고 있어 근소한 차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2024년 선거에서는 34석이 경합하는데, 이 중 많은 의석이 경합 주에 속해 있어 어느 한 당이 60석 이상 압도적 다수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60석은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하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435석 중 공화당이 222석, 민주당이 213석이다.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차이는 매우 작아서, 2024년 선거에서 어느 한 당이 압도적 다수가 되기는 어렵다.

이 의회 구도는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제안한 60%의 중국 관세나 해리스가 제안한 대폭적인 법인세 인상과 같은 정책은 온전한 형태로 의회를 통과하기 어렵다. 양당 간의 협상과 타협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정책의 강도가 상당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미국 정치 시스템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어, 행정부 정책 실행에도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의 경우, 의회의 승인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극단적인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분열된 의회 구도 하에서는 그 실현 가능성이 크게 제약된다.

또한, 양당 내부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 간의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당내에서도 극단적인 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브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의회가 분열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실제 정책은 후보들의 목표보다 온건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해리스가 제안한 법인세율 인상(21%에서 28%로)은 의회 통과 과정에서 상당히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시티그룹 주식 전략가 스콧 크로너트는 이 세율 인상이 S&P500 지수의 이익을 약 5%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동시에 의회가 분열된 상황에서는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역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수입품은 미국 기업의 총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중국 제품의 비중은 더욱 작다. 크로너트는 이로 인한 기업들의 원가 상승이 한 자릿수 퍼센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경제 펀더멘털과 연준 통화정책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 CIO 낸시 텡글러는 “항상 그랬듯이 펀더멘털과 경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준 금리 인하와 같은 정책이 기업의 이익 증대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일반적 진단과 전망은 단기적으로 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세와 기업 실적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개별 후보의 정책보다는 전반적인 경제 동향과 산업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상황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들로는 정책 변화에 덜 민감하면서도 강한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 혁신 주도 IT 기업들, 헬스케어 선도 기업들, 그리고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건설 및 재료 기업들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대선 후보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정치적 노이즈보다는 장기적인 경제 트렌드와 기업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향후 미국 경제와 주식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들의 혁신 능력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