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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금리 인하, 미 주택 시장에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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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금리 인하, 미 주택 시장에 '양날의 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중요성과 미국 주택 시장의 변화”

연준, 금리 인하가 초래하는 주택문제.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연준, 금리 인하가 초래하는 주택문제. 사진=로이터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핵심은 금리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단순히 숫자 변화가 아닌, 개인의 주택 구매 능력부터 기업의 투자 결정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제 지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연방기금 금리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실질적인 경제 활동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반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예를 들면,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가정에서 모기지 금리 변화에 따라 구매 결정을 조정할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같은 가격의 집에 월 상환액이 줄어 구매력이 높아진다. 반면, 이미 낮은 금리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현재의 주택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주택 시장에 공급이 줄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주택 비용 부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25%가 소득의 절반을 주택 비용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많은 미국인이 주택 비용으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금리 인하는 이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모기지 비용을 낮춰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을 야기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주택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 하락이 투자 비용 감소로 이어져 새로운 프로젝트나 확장 계획을 실행에 옮길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건설업같이 자본 집약적인 산업에서 이러한 영향이 두드러진다.

더불어 금리 변화는 저축과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금리가 낮아지면 안전자산인 예금 매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증가할 수 있다.

결국 금리 정책 변화는 경제 전반에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개인의 재정적 결정부터 국가 경제의 방향성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금리 동향을 이해하는 것은 현명한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이 미국 전역의 주택 시장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특히 유타주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극명한 예를 보여준다.

연방기금 금리가 5% 미만으로 내렸지만, 실제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다. 이 수익률은 최근 3.71%로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장기 대출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지표다. 모기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장기 대출 금리는 이 10년물 수익률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10년물 수익률이 약 2년 동안 연방기금 금리보다 낮게 유지돼 왔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이 현재 고금리 상황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연준 금리 인하가 반드시 모기지 금리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모기지 금리는 이미 지난 10월 고점 대비 1.6%포인트 하락했으며, 현재 6.0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작년 11월 7.8%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하락이다. 이런 금리 하락은 특히 유타주와 같은 타이트한 주택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유타주의 경우, 주택 소유자의 약 75%가 4% 미만의 저금리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주택 매각을 꺼리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으로 인해 잠재적 구매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솔트레이크 부동산중개인협회는 “모기지 대출 신청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주택 구매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주택 건설업자와 개발업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유타 부동산중개인협회는 “금리 하락으로 더 많은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금리가 과거 초저금리 수준인 4% 이하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6% 범위가 앞으로의 ‘뉴 노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주택 가격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재고 증가로 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택 시장의 가격 동향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주택 재고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주택 건설 증가나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매물 출시 등으로 인한 것이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동시 증가는 주택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주택 구매력 향상은 소비자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건설 산업의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낙관론은 새로운 부동산 버블 형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금리 변동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소득의 절반을 주택 비용에 투입하고 있는 25%의 미국 가구에 이러한 금리 인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모기지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주택 구매나 임대 비용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득 불평등과 주거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주택 시장의 동향은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력 향상, 건설 산업 활성화, 투자 패턴의 변화 등 긍정적 측면과 함께 공급 부족 심화와 잠재적 버블 위험 등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앞으로 주택 시장은 금리 동향, 경제 성장률, 그리고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따라 형성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균형 잡힌 시각과 신중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주택 비용 부담이 높은 가구들을 위한 정책적 고려와 함께 지속 가능한 주택 시장 발전을 위한 장기적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