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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Z세대 취업난, 시진핑 리더십까지 흔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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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Z세대 취업난, 시진핑 리더십까지 흔들 수도

“중국 Z세대, 꿈은 멀어지고 경제는 흔들리고...‘중국몽’은 어디로 가나”

중국 Z세대 취업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심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Z세대 취업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심각. 사진=로이터

중국의 Z세대가 직면한 심각한 취업난이 중국 경제 회복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총 1,180만 명에 달하는 2024년 대학 졸업생들이 역대 최악의 고용 시장에 내몰리면서, 이는 단순한 청년 실업 문제를 넘어 중국의 경제 구조와 사회 안정성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9월 29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8월 기준 16~24세 실업률이 18.8%로 치솟은 가운데, 실제 청년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 대학 장단단 교수 연구에 따르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도 있다. 이는 미국(7.8%), 유럽연합(14.2%), 일본(3.7%)의 청년 실업률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고용 통계 조작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청년 실업률이 갑자기 발표되지 않다가, 계산의 방식을 변경해 14.9%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실업 문제 심각성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Z세대의 취업난이 두드러지지만, 다른 연령층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5~59세 연령층의 실업률도 2019년 대비 1.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 중년층의 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이는 기술 변화와 산업 구조 조정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Z세대 취업난은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파장을 낳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 미디어에 “탕핑(躺平, 눕평)”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경쟁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생활만 하겠다는 젊은이들의 좌절감을 반영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은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중국의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7.5% 감소했으며, 출생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난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성이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육 시스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취업이 어려워, 중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인적 자본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중국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에도 도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년 창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실무 중심의 직업 교육을 강화하여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정부 기관과 국유기업에서의 청년 채용을 늘리고, 청년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은 계속되고 있다.

그 근본적 원인으로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중국 경제가 투자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겪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기술 변화에 교육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 정세 또한 중국의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일자리 창출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큰 축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전반적인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면서, 청년 취업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부양책은 주로 부동산과 금융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런 미봉책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년 실업 문제의 장기화는 시진핑의 리더십에도 도전이 될 전망이다.

‘중국몽’을 내세우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었던 시진핑 정부가 이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정치적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

이런 중국의 내부적 경제 문제는 필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내수 침체는 글로벌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의존도를 재고하고, 새로운 성장 시장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에는 더욱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산업 구조 조정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중국의 Z세대 취업난은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 혁신과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치, 교육 시스템의 비효율성, 그리고 중국 경제의 성장 모델 전환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는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탈출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 Z세대의 취업난은 단순한 고용 문제를 넘어 중국의 경제 구조, 사회 안정, 그리고 글로벌 경제 질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중국의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성이 좌우될 것이며, 이는 세계 경제의 향방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