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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시대 전력난 해소 위해 과감하게 원전 부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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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시대 전력난 해소 위해 과감하게 원전 부활 추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원자력 재조명, 기술 기업들 적극 참여”

원전, 에너지 부족 대안.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원전, 에너지 부족 대안. 사진=로이터


미국이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과 신규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탄소 배출 없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원자력의 가치를 재평가한 결과로, 미국 에너지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고 최근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컨스텔레이션의 20년 전력 공급 계약 체결로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부는 미시간주 홀텍 팰리세이드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에 15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확정했으며, 캘리포니아 에너지 규제 당국은 디아블로 캐년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 기간을 5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핵심 배경은 AI 데이터센터와 신규 제조업으로 인한 전력 수요의 급격한 증가다. ICF의 연구에 따르면 2028년까지 미국의 전력 수요가 평균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더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와 기업들은 원자력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원자력 정책 변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미국 에너지 부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산업의 부활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원자로 제조업체, 핵연료 공급업체, 원전 운영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또한 원자력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해 첨단 원자로 설계, 안전 시스템, 폐기물 관리 기술 등에 대한 R&D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적으로 원자력 발전의 효율성과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자력 발전 확대는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자력이 기저 부하 발전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함에 따라, 천연가스 발전소의 역할이 일부 축소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원자력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력이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공급하고, 재생에너지가 피크 수요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믹스가 재편될 수 있다.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첫째,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둘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원자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기술 발전으로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어 정책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미국 에너지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산업의 부활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원자력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원자력 발전 확대는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에너지 믹스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위험도 존재한다. 원자력 관련 기업들, 특히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기술 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 비용이 낮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 운영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그러나,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신기술 도입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누스케일 프로젝트 취소는 기술적 난관, 비용 증가, 규제 문제 등 SMR 개발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술의 성숙도, 규제 환경, 시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정책과 기술 혁신의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준다. AI 기술의 발전이 전력 수요 증가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말처럼, AI는 전력 소비를 증가시키지만 동시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발언은 AI와 에너지 정책의 상호작용을 잘 보여준다. 황 CEO는 AI가 전력 소비를 증가시키지만, 동시에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AI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전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컴퓨팅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그는 AI가 기존 방식에 비해 100배에서 1000배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AI의 에너지 집약적 특성에 대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AI가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지만, 동시에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절약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 기술 발전과 에너지 정책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황 CEO의 발언은 또한 AI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통해 AI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AI를 활용해 에너지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접근 방식은 기술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AI 발전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를 단순히 억제하기보다는, AI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의 원자력 정책 변화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을 반영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원자력 발전 정책 변화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노력의 결과다. 이는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투자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그리고 다른 청정에너지원과의 균형 있는 발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