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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구매자에게 고가 무료 충전기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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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구매자에게 고가 무료 충전기 제공한다

“구매 장벽 낮추고 충전 인프라 확대로 소비자 불만 해소, 주도권 노린다”

포드의 무료 충전기, 전기차의 새 성장 동력되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드의 무료 충전기, 전기차의 새 성장 동력되나. 사진=로이터

포드자동차가 전기차(EV) 구매자에 무료 충전기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놓으면서 EV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이는 EV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던 ‘충전 불안’을 해소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포드의 공세적 행보로 해석된다고 30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그간 전기차 투자를 미루거나 일부 철회까지 고려했던 회사의 입장에서 극적인 반전이다. 2023년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9% 증가한 7만2608대를 기록했으나, 이는 전체 판매량의 3.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는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와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고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포드 CEO 짐 팔리는 “단순히 EV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 채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포드의 강력한 약속(Ford Power Promise)' 프로그램은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1월 2일까지 신규 포드 EV를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된다. 제공되는 충전기는 레벨 2 충전기로, 시장 가치가 약 1000달러에서 2000달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 비용까지 포함하면 고객당 3000달러에서 4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구체적인 예상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를 EV 판매량을 20~30%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연간 약 1만4000대에서 2만1000대의 추가 판매를 의미한다.

한편, 이 프로그램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포드가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IRA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실제로 포드는 2026년까지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129GWh까지 확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포드의 이 움직임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쟁사들 역시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다른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미 울트륨 챠지 360 프로그램을 통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테슬라도 자체 충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 경쟁 구도는 결과적으로 전체 EV 시장의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EV 충전 인프라 업체들도 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에브고우(EVgo) 같은 충전 네트워크 업체들은 충전기의 신뢰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브고우(EVgo)는 2023년 한 해 동안 1000개 이상의 DC 고속 충전기를 새로 설치했으며, 충전소당 평균 충전기 수를 3.2개에서 4.7개로 늘렸다. 이는 EV ‘충전 불안’을 해소하고 EV 채택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EV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포드의 이번 전략이 성공을 거둔다면, 이들 시장에서 EV 보급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광활한 국토로 인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미국의 EV 판매 비중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7.6%를 차지했으며, 유럽은 이보다 높은 15%를 기록했다. 포드의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둔다면, 이들 시장에서 EV 보급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번 전략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EV 한 대가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경우 연간 약 4.6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포드의 판매량 증가 목표가 달성된다면, 이는 연간 6만4400톤에서 9만660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이번 소식은 EV 관련 기업들에 대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EV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업체, 배터리 제조업체 등 EV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각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포드의 이번 전략은 E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전 불안’ 해소를 통한 EV 보급 확대라는 포드의 비전이 실현된다면, 이는 전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전략이 포드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다른 제조업체들의 대응은 어떨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V 시장은 이제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충전 인프라와 사용자 경험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서비스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