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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시장 '경고등', 재정적자 확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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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시장 '경고등', 재정적자 확대 공포

10년물 국채 수익률 4.27% 육박, 재계 리더들 실용주의 행보 가속

미 국채시장이 보내는 경고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국채시장이 보내는 경고음. 사진=로이터

미국 국채시장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부의 재정 수입 감소 우려와 채권 공급 확대 전망이 맞물리며 국채 수익률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선을 앞둔 재계의 실용주의적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2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레이드웹 자료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0월 16일 이후 0.26%포인트 상승한 4.272%까지 치솟았다. 2년물 수익률(0.18%포인트 상승)보다 상승폭이 더 컸다는 점에서 장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채 발행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간 프리미엄도 상승세다. 뉴욕 연준이 집계하는 10년물 국채 프리미엄 추정치는 10월 들어 0.2%를 상회하며 2024년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국채 공급 증가에 따른 투자자들의 리스크 프리미엄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TD증권은 2025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어떤 정치적 시나리오에서도 2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감세 정책으로 인해 적자 규모가 2조 2천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BMO캐피털마켓의 자료에 따르면, 미 국채 경매 규모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현재 40조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미국 채권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위험을 여실히 보여준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시장이 장기적 재정 불안을 더 큰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간 프리미엄의 급격한 상승은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국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재정적자가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40조 달러를 상회하는 국채 경매 규모는 미국 정부의 차입 수요가 이미 지속가능성의 임계점에 근접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재정 구조 개혁이 시급함을 경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시장 불안 속에서 재계는 대선을 앞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부 CEO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외교 노선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그와의 관계 구축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려 하고 있다. 홈디포 공동창업자 켄 랭곤은 "트럼프 당선이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빌 게이츠는 해리스 지지를 위해 5000만 달러를 기부했고, 17명의 전직 CEO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을 우려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러한 엇갈린 행보는 정책 불확실성 속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재무부가 내년 쿠폰 경매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채는 전체 국채의 21.7%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 평균인 22.4%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채권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는 재정 건전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린 구조적 위기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선이 재정정책과 채권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