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미국의 산업지형이 급격히 재편될 전망이다.
트럼프와 해리스 정책 방향성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런스 분석에 따르면, 산업별로 선거 결과에 따른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산업재, 지역은행, 기술 등 6대 핵심 섹터의 경우 후보별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달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자동차 산업의 경우, 트럼프 당선 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와 멕시코산 부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예고돼 있어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을 공언했고, 멕시코산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최대 25%까지 인상할 수 있어 북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GM, 포드 등 전통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반면 해리스 당선 시에는 현행 친환경차 정책이 유지되면서 전기차 산업 전반의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다.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무공해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섹터는 정책 방향성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화석 연료 산업 부활을 주창하며 연방 소유지 시추 확대, 파이프라인 건설 재개 등을 공약했다. 반면 해리스는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IRA를 통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퍼스트 솔라, 넥스트에라 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IRA 존폐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보험 정책이 최대 변수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프로그램과 건강보험개혁법(ACA)의 향방에 따라 산업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휴매나, 유나이티드헬스 같은 민간 보험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리스는 ACA 보조금을 영구화하고 보험 가입자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오스카 헬스 같은 마켓플레이스 전문 보험사와 테넷 헬스케어 같은 병원 체인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재 섹터는 무역정책이 핵심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특히 중국과의 교역에서 보복 관세의 위험이 큰 보잉 같은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보잉의 주요 시장으로, 무역갈등 심화 시 에어버스로의 수주 이전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지역은행은 규제 환경 변화가 관건이다. 트럼프는 은행 간 M&A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소비자 수수료 규제를 철회할 것으로 예상되나, 대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도 함께 완화돼 중소형 은행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섹터의 경우 반독점 규제의 강도가 주요 변수지만, 반도체 산업은 예외적이다.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칩스법을 통한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대중국 기술수출 통제는 초당적 합의사항으로,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들의 투자 계획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섹터별 차별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탈탄소화, 리쇼어링, 디지털 전환 등 미국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정책들의 방향성이 선거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면밀한 포트폴리오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