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11억2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8월(+65억2000만 달러) 보다 흑자 폭이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또 6월(125억6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인데다 역대 9월 기준 3위 기록이다.
항목별로는 경상수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106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작년 4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흑자 폭도 8월(+65억2000만 달러) 보다 크게 확대됐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36.7%)·정보통신기기(30.4%)·승용차(6.4%)가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16.2%)·중국(6.3%)·EU(5.1%)·미국(3.4%)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석유제품(-17.6%)·화학공업제품(-8.4%) 등은 뒷걸음쳤다.
수입은 510억 달러로 4.9% 증가했다. 화공픔(-12.5%), 원유(-11.6%) 등 원자재 수입은 6.8% 감소했지만 반도체제조장비(62.1%), 반도체(26.5%), 정밀기기(7.6%) 등 자본재 수입은 17.6%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은 0.3% 늘었다.
다만 서비스수지의 경우 22억4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로 집계돼 적자 폭이 전월(-12억3000만 달러) 보다 휠씬 커졌다.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가 끝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여행수지는 9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4억2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반면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6억6000만 달러 적자로, 8월 1억 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상표권, 연구개발저작권 수취가 계절적으로 줄어든 탓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8월 16억9000만 달러에서 9월 30억9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8월에 집중된 외국인에 대한 분기 배당 지급 요인이 사라지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한 달 새 11억8000만 달러에서 25억8000만 달러로 증가해서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9월 중 126억8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4억4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75억달러 불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13억달러 감소했다.
한편, 9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은이 제시한 연간 전망치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가 통관 자료를 볼 때 10월에는 이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연간 전망치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73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을 전망한 바 있다. 9월까지 누적 흑자는 646억4000만 달러로 남은 3개월 동안 100억 달러가량의 흑자만 기록하면 달성이 가능하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