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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수익률, 트럼프 승리 후 4.4%대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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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수익률, 트럼프 승리 후 4.4%대로 급등

"재정적자·인플레이션 공포" vs "신중한 낙관론" 팽팽
국채 시장, 트럼프 승리 후 수익률 급등세...투자자들 '관망세' 짙어져

미국 뉴욕주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주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 국채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4%대로 급등하면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영전문지 배런스는 6일(현지 시각)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보편 관세 부과와 감세 정책 연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초당파 단체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는 트럼프의 정책이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7조 8000억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제시한 3조 500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실제 정책 집행 과정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맥쿼리의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과 달리 재정 책임을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울프 리서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BMO는 4% 수준을 예상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가 수익률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시점에서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단계별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부 자산 운용사의 채권 운용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중장기 만기 채권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시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들은 "수익률이 4.55% 구간에 진입하면 7~10년 만기 채권 매수를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투자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도 주목할 만하다. 2016년 70%에 이른 외국인 보유 비중이 현재 47%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가능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특히 중국, 일본 등 주요 국채 보유국들의 투자 전략 변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될 경우, 아시아 주요국들의 미 국채 투자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 국채가 차지하는 위상과 안전자산의 역할을 고려할 때, 급격한 이탈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내 투자자들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도 외국인 투자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당분간 채권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제시될 때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 인플레이션 동향,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 등을 주시하며 신중한 포지션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는 신중하고 단계별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급격한 포지션 변화는 지양하고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적절한 분산투자를 유지하며 ▲채권 수익률 상승 시점을 활용한 단계적 매수 전략을 검토할 것을 조언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