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2017년에도 일가족 4명 2078억 배당…1인당 519억원
자녀 2명도 주주로 대박
“기업이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을 실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 보여
다단계판매업으로 돈을 번 애터미의 박한길 회장 일가족 4명이 지난 4년간 애터미 배당금 전부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 일가족 4명이 애터미 주식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박한길 회장을 비롯한 가족 4명(배우자 도경희, 자녀 박지훈, 박한결)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396억원의 배당을 받아, 가족 1인당 349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2년에서 2017년까지도 일가족 4명이 무려 2078억원을 배당받기도 했다.
애터미는 다단계판매원이 상품을 판매해 돈을 버는 구조다. 하지만 하위 판매원들(2023년 전체 판매원의 88.3%)은 후원수당 등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배당은 주주인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매년 배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애터미는 2009년 5월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되었으며, 지금껏 10억원의 자본금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금 10억원에 대해 박한길 회장을 비롯한 일가족 4명이 각 25%(2.5억원)씩 투자하였다. 자본잉여금은 마이너스(▲) 1억원이다. 이는 일가족 4명이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 없이 순수 자본금만 2.5억원씩 투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들 일가족 4명이 애터미의 배당을 몽땅 받아가는 구조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재주(판매)는 다단계 판매원들이, 실속(배당)은 일가족이 챙기는 모양새다.
이들 가족 4명이 받은 배당금은 2020년 196억, 2021년 200억, 2022년 600억, 2023년에는 400억원으로 지난 4년간 1396억원에 이른다. 1인당 349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셈이다.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이고, 총발행주식 수는 20만 주다. 1주당 배당금은 2020년 9만7920원, 2021년 10만원, 2022년 30만원, 2023년 20만원으로 액면가 5000원당 매년 몇십 배의 배당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당 배당률도 역대급이다. 2020년 주당 배당률은 1958%, 2021년 2000%, 2022년에는 무려 6000%, 2023년에는 4000%에 이르고 있다. 주당 배당률은 주당 배당금을 액면가 5000원으로 나눈 비율이다.
한편, 지난 2012년에서 2017년(6년간)까지도 이들 일가족 4명 모두 207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가족 1인당 519.5억원을 배당 받은 셈이다.
지난 2015년의 경우 600억원을 배당 받았다. 1인당 150억원에 해당한다. 1주당(액면가 5000원) 배당금은 30만원이고 액면 배당률은 6000%에 이르고 있다.
애터미가 연결 매출액이 1조2천억원에 가까운 대기업이 되었음에도 박 회장 일가족 4명이 배당을 독차지하는 배경에는 주주가 박 회장 일가족 4명뿐이라는데 있다. 다단계판매업은 판매원들이 매입하거나, 하위 판매원과 차하위 판매원 등이 매입 또는 판매하는 다단계적 특성이 있다. 이렇게 번 수익의 많은 부분을 주주 일가족 4명이 지금껏 배당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애터미아자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박한결은 애터미 설립연도인 2009년에 21세에 불과했다. 주식투자자들은 박한길 회장의 두 자녀가 매년 막대한 배당을 받는 것에 대해 “‘아빠찬스’가 아니겠느냐”는 차가운 반응이다. 회사 측은 “박지훈과 박한결은 현재 애터미의 성장전략추진본부에서 근무 중”이라는 답변했다.
한 경제전문가는 “자본을 투자하든 노동력을 제공하든 기업에 기여한 모든 사람에게 그에 상응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게 자본주의 체제”라며 “다단계판매업은 상위 판매원 일부와 주주 및 직원에게만 보상(후원수당, 배당, 급여 등)이 돌아간다. 특히 최상위 판매원과 주주에게만 지나치게 보상(후원수당, 배당)이 쏠리고 있을 뿐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하위 판매원에게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거나, 매우 작게 주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애터미는 매년 300만 명에 가까운 다단계판매원의 노력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하위 다단계판매원(2023년 전체 판매원의 88%에 해당)의 판매 노력이 깃들어 있음에도 이들은 후원수당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주주인 일가족 4명이 배당을 매년 독식한다는 지적에 애터미는 “‘배당 독식’이라는 표현은 오해가 있으며, 당사에 적용할 수 없다”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상법상 배당은 주주에게만 해당되며 지분율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되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기업이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을 실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질의 의도에 다소 벗어난 주장을 했다.
또한, 박한길 회장의 일가족 4명만이 주주가 된 것에 대해 회사 측은 “설립 당시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선뜻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 박 회장의 가족 4명 주주 체제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가족 4명의 주주 체제로 계속 이어가며 배당을 독차지할 것인지에 대해 애터미는 “앞으로 다단계판매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 공개를 위한 내부 협의를 진행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공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