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공격적인 보복 대신 내수시장 확대와 제3국으로 공급망 다각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BS 은행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트럼프의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경제 성장률이 1.5%에서 최대 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왕타오는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메리 러블리 수석 연구원도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대해 직접 보복 조치보다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편하고 다른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이 무역 협상에 여전히 열려 있으며, 특정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러블리 수석 연구원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은 미국 내 공급망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미국은 전자 제품 등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품목에서 신속하게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를 심화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은 최근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며 외교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는는 해석이 나온다.
왕타오는 "중국은 이미 엔비디아와 같은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AI) 칩 개발업체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기술 협력이 중국의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