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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정부효율부', 의회와 정면충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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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정부효율부', 의회와 정면충돌 전망

2조 달러 예산삭감안, 실현 가능성과 글로벌 경제 파장 주목

미 정치권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정부효율부' 구상이 대통령과 의회 간 헌법적 권한 다툼으로 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정치권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정부효율부' 구상이 대통령과 의회 간 헌법적 권한 다툼으로 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미 정치권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정부효율부(DOGE)' 구상이 대통령과 의회 간 헌법적 권한 다툼으로 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을 발표한 DOGE는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수장으로 내세우며 7조 달러 규모의 연방 예산에서 2조 달러를 삭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했다.

DOGE의 구상은 세 가지 전략적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규제 완화를 통한 공무원 감축, 둘째는 재택근무 중단을 통한 자발적 퇴직 유도, 셋째는 의회 승인 예산에 대한 대통령 재량권 확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의회가 승인한 예산 집행을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연간 5000억 달러 이상의 연방 지출을 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1974년 닉슨 대통령의 '지출 유보' 정책과 유사한 시도다. 당시 닉슨의 예산 집행 거부에 대응해 의회는 '의회예산 및 지출유보통제법'을 제정하며 대통령 예산 통제권을 제한했다. DOGE는 현재의 보수적 대법원이 이러한 시도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의회의 고유 권한인 '지출 통제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DOGE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도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연방 공무원 수는 오히려 281만 명에서 29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주로 재향군인 의료 자격 확대를 위해 의회가 승인한 약 8000억 달러의 지출에 따른 결과였다. 현재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으로 국세청 인력 증원이 추가되어 연방 공무원 수가 약 300만 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런 인력 증가는 모두 초당적 합의나 행정부 정책 필요성에 기반한 결과로, 단순한 규제 완화만으로는 연방정부 인력을 축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택근무 중단을 통한 인력 감축도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OMB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 공무원 절반만이 재택근무가 가능하며, 이들도 이미 근무시간의 60%를 사무실에서 보내고 있다.

DOGE 설립 발표 이후 금융시장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효율성부의 약칭인 'DOGE'가 일론 머스크가 평소 지지해온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약자와 동일하다는 점이다. 이런 우연한 일치로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 월가는 이번 정부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모건스탠리는 연방정부 발주 사업이나 정부 계약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DOGE의 대규모 예산 삭감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DOGE는 큰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공화·민주당 지역구의 연방 공무원 분포가 비슷한 상황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은 양당 모두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 지역구에는 평균 1만400명, 민주당 하원 지역구에는 1만900명의 연방 공무원이 있어 구조조정의 영향이 양당에 고르게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에도 주목할 만한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의 급진적 정부 구조조정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규제 완화가 환경, 무역, 기술 분야로 확대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대미 진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DOGE 구상은 트럼프의 강력한 정부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치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향후 미국의 정치적 향방과 함께 DOGE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예의주시하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