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베트남에 T-6C 훈련기 12대 중 첫 5대를 인도했다. 미 대사관은 이번 거래가 베트남의 "자립적 방어 능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나머지 항공기는 내년에 추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무기거래의 핵심은 베트남의 러시아 의존도 감소다. 워싱턴 국립전쟁대학의 재커리 아부자 교수는 "이번 계약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새로운 공군 인력이 양성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어 중심이었던 베트남군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은 미국에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여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후 무역 갈등 가능성이 베트남의 고민거리다. 트럼프는 이미 모든 수입품에 10%에서 20%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1189억 달러로, 수입액 98억 달러의 12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균형이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베트남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록히드마틴 C-130 수송기 도입도 논의 중이다. 부빙 교수는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군사장비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무기거래는 베트남의 신중한 균형 외교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베트남과 미국의 군사협력 강화가 한국의 방위산업 수출 확대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영향력 강화의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베트남의 군사력 현대화 움직임은 한국 방산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특히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베트남의 전략적 선택이 한국 무기체계 수출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의 한 연구위원은 "한국의 FA-50 경공격기나 K-9 자주포 등이 베트남군 현대화 계획에 부합할 수 있다"며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