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하며 전략적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가디언은 3일(현지시각)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CEO가 도널드 트럼프와의 마라라고 만찬에서 메타의 카메라 장착 선글라스를 시연하며 차기 행정부의 기술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했던 과거에 비해 극적인 변화다. 메타는 최근 팬데믹 시기 콘텐츠 규제가 "다소 과했다"고 인정하며 표현의 자유와 규제 사이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보수 진영의 오랜 불만이었던 '편향된 검열' 논란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실리콘밸리 전반에 걸친 변화도 뚜렷하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X 플랫폼을 통해 “미국의 기술 주도권 회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서 트럼프 진영과의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팔란티어의 피터 틸도 AI 국방 사업 확대를 위해 차기 행정부와 협력을 적극 모색 중이다.
메타의 변화는 실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40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AI 기반 광고 시스템 개선으로 광고 노출은 7%, 단가는 11% 상승했다. 회사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해저 케이블 구축과 5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인프라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 미국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메타의 글로벌 담당 사장 닉 클레그는 "전 세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AI의 중추적 역할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기술 리더십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