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서호주에 건설될 희토류 정제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며 중국 중심의 희토류 공급망 재편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희토류 가격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호주 광물 모래 채굴업체 일루카 리소스(Iluka)는 서호주 에네아바(Eneabba)에 희토류 정제소를 건설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핵심 광물의 현지 가공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호주 정부의 전략적 목표와 맞닿아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로봇, 무기 등 첨단 기술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이지만,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루카는 2022년 정부로부터 12억 5000만 호주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최근 프로젝트 예상 비용이 급증하면서 4억 호주달러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핵심 광물 시설'을 통해 추가 자금 지원을 승인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희토류의 현재 가격이 낮아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가 지속하면서, 일루카의 주가는 추가 자금 지원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일루카의 톰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중심의 가격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객과 장기 계약을 협상 중"이라며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테라 캐피털의 딜런 켈리 애널리스트는 "이 프로젝트는 경제성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주의 유일한 희토류 생산업체인 라이너스(Lynas)의 아만다 라카제 CEO는 "현재 희토류 가격으로는 자사와 중국북방항공만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루카는 에네아바 정제소 외에도 뉴사우스웨일즈, 빅토리아 등에 희토류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던미너럴스(Northern Minerals) 공급 계약을 통해 추가 희토류 확보도 가능하다. 일루카는 다양한 공급원을 통해 정제소 가동 기간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씨티은행은 "일루카의 수익성 예측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면서 "정부 자금 지원에도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호주 정부의 희토류 정제소 투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러나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희토류 가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